한 끗 차이가 바꾼 일상의 풍경

2018년 3월, 퍼블리에서 '도쿄의 디테일'을 발행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 콘텐츠와 함께한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의미 있게 다가왔던 문장에 밑줄을 친 분도 있었고, 일상에서 어떤 디테일을 발견할 때마다 SNS 계정에 쌓아두고 자기만의 관점을 만들어가는 분도 있었습니다. 제 글을 지도 삼아 콘텐츠에 나온 동선 그대로 도쿄 여행을 하는 분도 꽤 많았고요.

'도쿄의 디테일' 커버 이미지 ©생각노트

디테일을 발견하고 응용하는 탁월한 관점을 지닌 분들이 늘어나는 것이 저는 그저 신기했고, 그분들을 통해 역으로 제가 배우는 부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도쿄의 디테일'에서 떠올렸던 아이디어를 일상에서 만나기도 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볼 수 있는 혼잡도 표시를 지하철에도 반영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도쿄의 디테일'에 담았었는데요. 지하철의 어느 칸이 한가로운지 안내해 승객이 분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상상만 했던 아이디어를 지하철에서 마주쳤습니다. 서울 2호선의 신형 지하철은 '여유', '보통', '혼잡' 등을 디스플레이에 띄워 칸마다 승객이 얼마나 붐비는지를 보여줍니다. 플랫폼에서도 같은 화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승객들은 지하철에 탑승하기 전에 덜 붐비는 칸 쪽으로 미리 이동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 칸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서 각 칸의 혼잡도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노트

도쿄에서 발견한 디테일은 동네 카페로도 이어졌습니다. 도쿄 KITTE에 있는 마루노우치 리딩 스타일(Marunouchi Reading Style) 카페에는 좌석마다 짐 바구니가 있어서 짐을 쉽게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옆 좌석에 짐을 올려놓지 않아도 되니 혼자 온 손님이 불가피하게 두 자리를 점유하는 일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 괜찮은 아이디어를 '도쿄의 디테일'에 소개했었죠.

도쿄 KITTE 마루노우치 서점에서 발견한 짐 바구니 ©생각노트

한 끗 차이가 바꾼 일상의 풍경

2018년 3월, 퍼블리에서 '도쿄의 디테일'을 발행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 콘텐츠와 함께한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의미 있게 다가왔던 문장에 밑줄을 친 분도 있었고, 일상에서 어떤 디테일을 발견할 때마다 SNS 계정에 쌓아두고 자기만의 관점을 만들어가는 분도 있었습니다. 제 글을 지도 삼아 콘텐츠에 나온 동선 그대로 도쿄 여행을 하는 분도 꽤 많았고요.

'도쿄의 디테일' 커버 이미지 ©생각노트

디테일을 발견하고 응용하는 탁월한 관점을 지닌 분들이 늘어나는 것이 저는 그저 신기했고, 그분들을 통해 역으로 제가 배우는 부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도쿄의 디테일'에서 떠올렸던 아이디어를 일상에서 만나기도 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볼 수 있는 혼잡도 표시를 지하철에도 반영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도쿄의 디테일'에 담았었는데요. 지하철의 어느 칸이 한가로운지 안내해 승객이 분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상상만 했던 아이디어를 지하철에서 마주쳤습니다. 서울 2호선의 신형 지하철은 '여유', '보통', '혼잡' 등을 디스플레이에 띄워 칸마다 승객이 얼마나 붐비는지를 보여줍니다. 플랫폼에서도 같은 화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승객들은 지하철에 탑승하기 전에 덜 붐비는 칸 쪽으로 미리 이동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 칸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서 각 칸의 혼잡도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노트

도쿄에서 발견한 디테일은 동네 카페로도 이어졌습니다. 도쿄 KITTE에 있는 마루노우치 리딩 스타일(Marunouchi Reading Style) 카페에는 좌석마다 짐 바구니가 있어서 짐을 쉽게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옆 좌석에 짐을 올려놓지 않아도 되니 혼자 온 손님이 불가피하게 두 자리를 점유하는 일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 괜찮은 아이디어를 '도쿄의 디테일'에 소개했었죠.

도쿄 KITTE 마루노우치 서점에서 발견한 짐 바구니 ©생각노트

얼마 전 우연히 들어간 동네 카페에서 '도쿄의 디테일'에서 소개한 것과 비슷하게 쓰이는 짐 바구니를 보았는데요. 정말 반가웠습니다. 카페 사장님이 '비즈니스 디테일'을 캐치한 덕에 더 많은 사람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카페 '사생활'에서 발견한 짐 바구니 ©생각노트

물론 이러한 아이디어가 모두 '도쿄의 디테일'로 인해 생긴 변화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디테일의 확산을 현실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고객과 사용자를 배려하는 한 끗 디테일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같아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도쿄의 디테일'과 같은 콘텐츠의 가치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사소한 기록이라도 잘 모아놓고 여기에 관점을 더하면 썩 괜찮은 레퍼런스북이 된다는 사실을 말이죠. 더 많은 곳에서 디테일을 발견해, 저의 관점을 공유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교토의 디테일'로 다시 한번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빚어낸 다채로운 도시, 교토

제가 일본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 문화*가 존재하고, 이 문화가 도시 곳곳에 기획물로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 고객을 신처럼 여기는 일본 특유의 문화

 

오모테나시 문화 덕분에 일본에는 고객을 위한 한 끗 디테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일리톨 껌 통안에는 껌을 버릴 수 있는 종이가 함께 들어 있고, 버스 노약자석에는 팔걸이에 하차벨이 설치되어 있어서 노약자들도 쉽게 누를 수 있습니다.

 

교토는 일본의 천년 수도답게 전통이 빛나는 도시입니다. 도시 한가운데 있는 겐닌지를 비롯해 무려 3000여 개의 크고 작은 사찰이 곳곳에 있어서, 교토 여행객은 어디에서나 불교 미술의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은 자연과 전통 속에서의 발견이 많았습니다. 아라시야마, 기요미즈데라, 니조성, 은각사, 철학의 길과 같이 역사 깊은 장소에서 오랜 시간 숙성된 디테일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신에 대한 예우를 놓치지 않은 사찰 내 인공 설치물, 간직하고 싶은 입장권을 만든 기요미즈데라, 휴게실에서 기다리는 손님을 위한 니조성의 디스플레이, 관광객을 위해 사찰 복원 현장에서 안전 요원이 한 행동 등 들려드릴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라시야마 텐류지 실내를 거닐다. ©생각노트
비 오는 날 운치 있었던 은각사 ©생각노트
기요미즈데라로 향하는 골목 ©생각노트

전통의 도시에도 지금이 21세기임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은 존재합니다. 무인양품(MUJI), 투데이 이즈 스페셜(Today is Special), 로프트(LOFT), 카이카도 카페(Kaikado Cafe), 디앤디파트먼트(D&Department), 더 밀레니얼스 교토(The Millennials Kyoto) 등의 현대적인 기획 공간에서 일본의 현재를 보고 왔습니다.

큐레이션이 인상 깊었던 편집샵 '투데이 이즈 스페셜' ©생각노트
이제는 빼놓지 않고 들르는 '디앤디파트먼트' ©생각노트
밀레니얼을 위한 숙소, '더 밀레니얼스 교토' ©생각노트

교토는
현재와 과거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도시였습니다
교토에 가야 하는 이유이자, 교토에서 발견한 디테일을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은 이유입니다.

'교토의 디테일' 사용 설명서

'교토의 디테일'을 보기 전에 '도쿄의 디테일'을 먼저 살펴보시는 것도 이 콘텐츠를 재미있게 읽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일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디테일에 처음으로 반하게 된 순간, 일본 특유의 고객 중심 문화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도쿄의 디테일'에 담은 바 있습니다. 아래의 세 꼭지를 먼저 살펴보신다면 분명 '교토의 디테일'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도쿄의 디테일'과는 다른 점도 있습니다.

 

우선은 제 생각과 관점을 더 '날것'에 가깝게 담았습니다.

고객을 향한 디테일 사례를 나열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디테일과 관련된 제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펼쳐 놓았습니다. 생각거리를 나누고, 거기서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생각이 자라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와 제안도 풍부히 담았습니다.

저만의 무리한 상상일 수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 '이렇게 개선하면 어떨까' 하고 떠올려봤던 부분을 가감 없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디어가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분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여행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도쿄의 디테일'을 보신 많은 분이 여행 관점을 기르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주로 여행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기록하며, 어떻게 글로 남기는지에 관한 물음이었습니다. 사실 저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의 솔직한 여행법을 이 콘텐츠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교토의 디테일'은 앞으로 한 달간 총 다섯 번에 걸쳐 찾아뵐 예정입니다. 긴 여정이 마무리되는 마지막 콘텐츠에 '생각노트의 여행법'을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여행의 순간순간 디테일을 찾으려는 분, 조금이나마 영감을 얻는 여행을 원하시는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쿄의 디테일'을 각자의 방식으로 소화해 주셨던 것처럼 '교토의 디테일'도 나름의 방식으로 잘 소화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교토를 이미 가보신 분들에게는 반가움과 함께, 여행할 때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선사하는 콘텐츠가 되길 바랍니다. 교토 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언젠가 교토로 떠날 마음이 있는 분들에게는 풍성한 여행을 돕는 콘텐츠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교토로 가는 긴 여정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