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과학하다
'왜 돈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돈=행복'이라는 도식은 자본주의 사회의 커다란 도그마다. 실제로 서점에는 '돈벌이'를 주제로 한 책이 넘쳐난다.
그중에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도 있다. 그의 다른 저작에도 부자라는 말은 꼭 붙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의 부동산 왕이었던 시절 함께 쓴 책의 이름은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다. 부자라는 말의 위력에 눈이 팽팽 돌 지경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자. 돈의 정의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란 오늘날 대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
물욕이 강하면 행복해질 수 없다
심리학자 오이시 시게히로는 <행복을 과학하다(幸せを科学する)>에서 방대한 데이터 조사를 바탕으로 행복이라는 애매하고도 주관적인 심리 상태를 냉철하게 분석했다. 오이시의 조사에 따르면, 돈과 행복감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단지 돈이 많다고 행복 지수가 높은 건 아니라는 말이다.
돈은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행복을 주는가. 연봉과 인생의 만족도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연구는 널리 이루어지고 있는데, 서구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이 둘의 상관관계는 0.10~0.20이라는 게 대부분의 결론이다. 즉 연봉이 높은 사람은 적은 사람보다 약간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오이시가 인용한 2004년 미국 일반사회조사에 따르면, 가족 연 수입 2만 달러 이하 그룹의 60.5퍼센트가 '행복하다'고 응답한 반면, 연 수입 9만 달러 이상 그룹에서는 51.8퍼센트만 '행복하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