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베를린은 지금 '맛'으로 소통 중이다.

한식이 베를린에 '주류'로 등장한 것은 2009년이었다. '얌얌 베를린'* '김치 공주'**가 오픈하면서다. 각각 패션, 연극계에서 활동했던 한국인 2세 하수미, 영미 박 스노든은 젊은 감각의 한식을 선보이며 베를린의 힙스터들을 끌어들였다.

* 관련 기사: 삼겹살 배추쌈에 막걸리까지...유럽 '침 꼴깍' (동아닷컴, 2015.6.9)

** 관련기사: '김치공주'에 홀린 베를린 (조선일보, 2011.5.19)

 

2015년부터는 한식 사업을 목표로 정한 실력가들이 베를린을 찾았다. '고고기'는 한국에서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던 김마나가 미테 한가운데 연 식당으로 서울의 세련된 모던 한식당을 베를린에서 소개한다.

 

2019년 1월, 현재 코레아니셰 퀴헤(Koreanische Küche), 독어로 '한식' 타이틀을 단 식당은 80여 개. 그중 반수가 지난 5년간 문을 열었고 최근 3개월간 7곳이 새로 생겼다. 이제 베를린의 한식은 분식부터 '치맥' 펍, 파인 다이닝 바까지 다양한 층위로 색다른 개성을 뽐낸다.

 

1. 쵸이(Choi)

오너 셰프인 최수연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왔다(한국 기업들이 많은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내 한식 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다). 그녀의 동생은 베를린에서 유일한 파인 다이닝 일식을 맛볼 수 있는 시오리를 운영한다. 두 사람의 어머니는 경남 김해에서 활동하는 요리 연구가다. 이 세 가지 사실만으로도 쵸이에 가야 할 이유로는 충분하다.

 

가스트로 바를 표방하기에 메뉴부터 남다르다. 식사를 즐기려면 '신선' '선비' '수라' 등 4개의 디시로 구성된 세트 메뉴를 주문한다. 구절판, 모둠전 등의 아 라 카르테(A La Carte)는 와인과 함께 즐기는 안주 메뉴다.

ⓒ서다희

굉장히 고전적인 이름과 메뉴지만 갈비찜과 튀긴 모차렐라 치즈를 얹은 대파 요리를 낸다든가, 팜 캐비지 같은 현지의 계절 채소를 한국식 나물처럼 무쳐 내는 등의 믹스 매치도 감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