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은 하나가 아니다

넷플릭스가 <블랙미러> 특별편으로 인터랙티브 필름인 <블랙미러: 밴더스내치>(이하 <밴더스내치>)를 선보였다.

 

인터랙티브 필름이 무슨 말이냐고? 영화의 스토리 결정권을 감상자에게 준다는 거다. 감상자는 <밴더스내치>를 보는 동안 주인공의 아침 식사 메뉴부터 그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문제 등을 선택할 수 있고, 이 선택에 따라 결말이 바뀐다. 감상자의 고민이 길어져 선택하지 못하면 이야기가 자동으로 전개되기도 하고, 한쪽을 선택했다가 돌아가 다시 다른 쪽을 선택해 달라진 이야기를 감상할 수도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콘텐츠는 일단 일말의 성공을 거둔 것 같다. 모든 옵션의 이야기를 섭렵하려는 이들이 SNS 플랫폼과 웹 커뮤니티를 통해 '<밴더스내치>의 모든 결말을 볼 수 있는 공략법'과 각종 알고리즘을 공유하며 이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를 즐기고 있으니까. 인터랙티브 필름은 지금 콘텐츠의 소비 방식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 EDITOR 이경진

인터랙티브 필름을 '제작한' 넷플릭스만큼은 혁명이다

'게임 엔딩은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에라 이 도둑놈들아! <밴더스내치>를 경험하고 받은 첫인상이다. 이 문장에서 '그'는 극 중 게임 프로그래머 스테판 버틀러이면서 그를 대신해 두 개의 보기 중에 하나를 선택, 이야기를 끌고 가는 나, 즉 시청자다.

 

'어떤 시리얼을 고를지에 관한 일상의 사소한 선택부터 고층 아파트 테라스에서 누가 뛰어내릴 것인가 생사를 가늠하는 문제까지, 어떤 보기를 클릭하느냐에 따라 이야기 '과정'이 달라진다. <밴더스내치>는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선택해야 이야기가 전개되는 까닭에 '자유 의지'를 전제하는 듯하다.

 

* <밴더스내치> 예고편 ©Netflix

그런데 이 자유 의지는 제한적이다

<밴더스내치>가 제공하는 보기 중에 하나를 선택해도 정해진 각본 내에서 '조금 다른' 길을 갈 뿐이지 결론은 결국, 하나다. 게임 밴더스내치 데모 작업을 향한 터커 소프트사의 파격적인 제안을 스테판이 수락하든 거절하든, 게임 개발에 몰두한 스테판의 예민한 감정을 찔러대는 아버지를 죽이든, 살리든 간에 비극적인 형태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