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의 도시, 포틀랜드

내가 사는 데는 큰 백화점도 없고 부티크가 널려 있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개인이 경영하는 맛있는 커피숍과 레스토랑이 여럿 있어서, 미국 안에서도 그렇고 세계 각지 사람들이 속속들이 이곳으로 이주해온다고.

사진가 파커 피츠제럴드는 나와 상하이에서 만났을 때 이렇게 말했다.

 

2013년 6월, 그와 상하이에 있는 한 인물을 촬영하기로 했다. 파커는 <킨포크>를 대표하는 사진가로, 이 잡지 편집부가 있는 미국 서해안 오리건 주의 도시 포틀랜드에 살고 있다. 실은 이 촬영이 그와의 첫 만남이자 첫 업무였다. 우리는 사전에 메일로 일정 조정을 한 뒤 상하이에서 만났고, 단박에 본 촬영에 돌입했다.

 

촬영 전후에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가 사는 포틀랜드라는 도시에 급격히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는 7~8월이 포틀랜드 여행의 최적기라고 말해주었고, 나는 상하이에서 귀국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2014년 8월 포틀랜드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리하여 2014년 8월 초에 처음으로 포틀랜드를 방문했다.

 

그런데 그 1년 사이, 일본 매체에서 포틀랜드를 다루는 양상이 급변했다. <엘르 저팬> 2014년 2월 호에서 포틀랜드 별책을 붙였고, <포파이> 2014년 7월 호는 포틀랜드 특집 '포틀랜드에 가보지 않을래?'를 실었으며, <트루 포틀랜드(TRUE PORTLAND)>라는 가이드북까지 출판되었다. 이렇게 포틀랜드 바람이 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포틀랜드를 다룬 <포파이(POPEYE)> 807호(2014년 7월호) ⓒPOPEYE

어째서 이처럼 많은 매체가 포틀랜드에 주목하는 걸까? 포틀랜드는 인구 60만 명의 중간 규모 도시로, 대기업이라고는 나이키 본사가 있는 정도다. 다만 도시적 문화와 잘 보호된 대자연이 공존한다는 매력 때문에, 매년 미국의 인기 도시 순위를 발표하는 부동산 정보 사이트 '모보토(MOVOTO)'에서 2013년도 '전미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순위'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