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욕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과 기사가 쏟아져 나옵니다. 경제 경영 분야에서는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판매하려면 그 흐름을 읽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소비'는 어떤 것을 갖고자 하는 욕심이나 추구하는 욕망을 원동력으로 삼는데, '물욕 없는 세계'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책 제목을 보고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내용인가?' 싶었습니다. 아니면 '물욕이 사라진 세상을 그린 소설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책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니 물욕이 아예 없어진 세계라기보다 물욕이 약해지는 세계, 혹은 물욕의 개념이 바뀌는 세계를 뜻하는 듯했습니다. 물욕이 없어진 세상이란 소비가 사라진 세상이 아닌, '물욕이 없어진 것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을 말합니다.

 

직접 구독하진 않더라도 시크하고 무심한 표지의 <킨포크>를 보신 적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에 대해 <킨포크> 라이프스타일을 대표적인 예로 들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STIL/Unsplash

'물건' 자체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세상이 왔다고 말이죠

그리고 이 '라이프스타일'은 패션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식생활이나 일상용품 등 넓은 범위를 아우르며, 기존에 추구하던 소비 성향과는 다른 어떤 것이라고 규정됩니다.

 

저자는 물욕이 없어진 세상을 미리 만나보기 위해 세계 곳곳을 직접 다니며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고 그곳의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일본의 사례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이야기도 함께 실어 다가올 변화를 미리 볼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저자가 별도로 한국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기에, 큐레이션에서는 한국에 적용된 사례들을 추가했습니다.

 

책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사례도 더러 포함되어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소유와 소비'를 둘러싼 변화를 들여다보는 안내서로 살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삶의 방식, 소비 습관, 욕망의 방향은 어떻게 달라져 왔고, 앞으로 어디까지 달라질지 상상하며 우리 역시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지 않을까요? '물욕 없는 세계'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혹은 새로운 기회를 찾게 해줄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 큐레이터 홍동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