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수고롭고 더 근사한 집밥

Editor's comment

- 이 리포트는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 연구진인 김정구, 박현영, 신수정, 염한결, 이예은, 이효정 저자가 쓰고 북스톤에서 2018년에 출판한 <2019 트렌드 노트: 생활 변화 관찰기>를 재구성 및 편집하였습니다.

집밥이 바뀌고 있다. '집밥'의 대표주자인 된장찌개나 김치찌개가 메인에 놓이는 대신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등이 집밥의 대표 메뉴로 인식되고 있다.

 

집에서 메인반찬과 밑반찬을 한 상 가득 차려내는 행위는 더욱더 일상에서 멀어지고, 한 가지 요리를 예쁜 그릇에 돋보이게 담아내는 형태가 집에서 먹는 밥, 한 끼 식사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집밥의 이미지와 메뉴가 바뀌는 흐름은 집밥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서도 감지된다.

주방에 있는 것은 '식탁'이 아니다
그 자리에 놓인 것은 '테이블'이다

사람들은 그 위에 예쁜 요리를 놓고 한 컷에 담으며 집밥의 행복을 누린다. 식탁에 거하게 '한 상 차리는' 시대에서 벗어나, 브런치 카페를 닮은 테이블에 '플레이팅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집에서 외식 메뉴를 요리하고 집밥이 집 밖에서 대세가 되고 있다. 집에서의 일상과 바깥세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상태다. 쿠키를 구워내는 정도의 홈 베이킹은 테이블에 음료와 함께 세팅할 수있는 홈카페 수준이 되었으며, 인스타그램의 수많은 '#우리집테이블' 사진을 보면 제대로 된 홈 브런치 카페로 확장되고 있다.

ⓒChris Ralston/Unsplash

집밥에 정성을 그득 담으려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충 때우는 한 끼는 성에 차지 않는다. 이제 사람들은 집에서도 '제대로','만족스럽게', '재미있게' 먹으려 한다. 어차피 먹기 위해 수고로울 것이라면 좀 더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사람들은 행복한 식사를 꾸준히 고민한다.

 

그러므로 '집밥'의 규정은 달라져야 한다. 집밥은 정성이라는 이름 아래 번거로운 재료나 과정을 감수하고 차려낸 한식이 아니라 집에서 해 먹을 수도, 사 먹을 수도 있는 모든 종류의 끼니를 껴안은 말이다.

 

이는 집밥을 모토로 한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상품이 꼭 '된장찌개' 같은 메뉴에 한정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집밥은 어디서든 먹을 수 있으니, 집밥 그 자체보다는 행복하게 먹는 행위를 즐길 수만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