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제과 브랜드의 새로운 도약
바나나맛우유, 메로나, 초코파이…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짧게는 26년, 길게는 50년 가까이 된 장수 제과·빙과 브랜드라는 점이다. 강산이 바뀌어도 몇 번은 바뀌었을 시간 동안 묵묵히 한자리를 지키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정도면 그동안 대중과 쌓아온 유대감을 우정이라고 표현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한결같음은
때로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익숙하고 편안한 제품은 자칫 너무 뻔해 별 기대를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장수 브랜드들이 보여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흥미롭게 여겨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2017년 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다양한 종류의 프로젝트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패션, 코즈메틱, 리빙, 문구, 심지어 디지털 애플리케이션까지.
왜 이처럼 과감한 전략을 수립한 것일까?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가 주축이 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장수 제과 브랜드들의 최근 행보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입고 바르는 과자
2016년 11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와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가 협업해 출시한 뷰티 제품은 다소 보수적이었던 제과업계가 컬래버레이션에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해당 제품은 출시 열흘 만에 초도 물량을 완전히 소진시킨 데 이어, 2017년 1월에는 매출 10억 원을 돌파하며 푸드메틱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러자 패션 브랜드 역시 장수 제과 브랜드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7년 매스 패션 브랜드들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는 장수 제과 브랜드와의 협업이었다. 예를 들어 비이커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코파이와 협업으로 한정판 에코백과 티셔츠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