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화 현상으로 각성된 레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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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2018년 3월 477호의 특집 기사 <크리에이터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젊은 레트로 7> 기사를 큐레이션했습니다. 패션부터 음악, 사진, 타이포그라피까지 이제는 메인 사조로 자리 잡은 넓고 깊은 레트로의 변형을 소개합니다. 또한 다양한 업계의 디자이너들은 낡고 오래된 것에서 어떤 새로움을 발견해냈는지 알 수 있도록 풍부한 사진과 미니 인터뷰를 함께 실었습니다.
- 2018년 3월을 기준을 '현재 시점으로 둔 원 콘텐츠'를 2018년 11월 현 시점을 기준으로 사실 확인 및 일부 수정을 진행했습니다. 이용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패션은 언제나 트렌드의 최전방에 있는 분야다. 이런 패션이 '어제의 옷장'을 뒤진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현상이다. 레트로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패션 역사가 앨리스터 오닐(Alistair O'neill)은 1965년을 이렇게 회고했다.

혁신과 발명에서 역사적 스타일을 강탈하고 해석하는 방향으로 관심이 전환된 해다.

날로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현대화에 대한 회의와 반성이 반문화(anti culture) 현상을 낳았고, 이 중 한 갈래로 과거의 스타일을 교차, 변용시키는 레트로 패션이 등장한 것이다.* 20세기 말에 들어 밀레니엄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며 레트로 패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폭됐고 이런 양상은 21세기에도 이어졌다.

1971년 이브 생로랑이 1940년대 스타일을 새롭게 해석한 컬렉션 '40년대'를 발표하기도 했다.

 

2001년 <보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트렌드로 '레트로'를 지목했고 디스코와 그런지 룩(Grunge Look)* 패션이 거리를 휩쓸게 될 것이라 예견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의 보헤미안, 뉴 히피 현상, 글램 록 스타일 등이 성행했고, 뒤이어 각진 어깨를 강조한 1980년대풍 테일러드 재킷이 트렌드의 반열에 올라섰다.

* 일정한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편안함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 낡아서 해지고 너저분한 옷을 입는 것, 여러 종류의 옷을 겹쳐 입는 것, 패치워크의 사용, 찢어진 청바지, 워커 등이 대표적인 그런지룩에 해당한다.

 

이처럼 레트로 현상은 2018년 하이패션과 매스패션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록 그 양상은 미세하게 다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