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성장하는 세대,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얼마 전 6살짜리 아이의 부모인 친구를 만나 고민상담을 한 적이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무엇부터 시켜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아이하고 먼저 상의해보라는 것이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심리상태인 햄릿 증후군(Hamlet Syndrome)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결정장애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결정장애가 사회현상이 되면서 독일에서는 '메이비 세대'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런 사회현상에 대해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는 인터넷의 발달로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많은 정보들을 무차별적으로 접하게 되고, 그 안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찾는 것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지적한다.

* 관련 기사: 결정장애 부추기는 사회 (중앙선데이, 2018.06.30)


그러면서 결정장애 현상이 요즘 세대에서 특히 심해진 이유는 '욕망이 결핍된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모가 고른 학교, 부모가 고른 학원, 부모가 생각하는 진로대로 살아온 세대들은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 결정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선택해주는 개인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식사 메뉴같이 일상의 선택에서부터, 여행지를 정해주기도 하고, 심지어 대신 먹어주는 방송이 생기기도 했다. 인공지능(AI)이 나의 일상 데이터를 분석하여 내 취향에 맞는 영화, 향수, 스타일 등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인기다. 비용을 치르더라도 선택은 누군가에게 미루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게 사람이 아니라 AI나 로봇이라 할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