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교의 어제와 오늘

한국의 첫 번째 근대식 학교 건물은 130여 년 전 설립된 원산학사이다. 그로부터 2년 후 배재학당이 들어서면서 근대식 학교 교육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 학교 모습의 원형은 일본에서 왔다. 1927년 동경에서 열린 도청부현학교 위생기사 회의에서 '교사에 적당한 설비표준'을 정했고, 이어서 도청부현 체육 운동주사회의에서는 '학교 체조 설비기준'을 정했다. 이것이 한국에 적용된 것이다*.

* 참고 자료 : 근대교육제도와 학교건축,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원형백과, 2004

 

광복 이후 1967년 법령으로 '학교 시설·설비 기준'이 제정된 후, 이는 18번의 제·개정을 거쳐 1997년 폐지되었다. 그 해 다시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이 제정되어 1997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17번의 제·개정을 거쳤다*.

근대 학교의 모습(좌 ⓒ제주교육청)과 오늘날 학교의 모습(우 ⓒ수일중학교)

1883년에 처음 설립된 근대학교의 모습과 130여 년 동안 시대의 변화와 35회의 법 개정을 통해 만들어진 지금의 학교 모습을 비교해보자. 모습이 조금 더 현대적으로 바뀌었을 뿐 크게 변한 것은 없다.

 

건축가 유현준은 이런 구조의 건축물에서 12년간 지내게 된다면 전체주의적 사고 방식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일리 있는 지적이다. 인간의 행동이나 심리상태는 공간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 관련 기사 : 인간행동과 공간디자인의 관계, 디자인 환경 심리 (부대신문, 2016.12.04)

원산학사의 수업 모습(좌 ⓒ우리역사넷)과 오늘날 학교의 수업 모습(우 ⓒ송광중학교)

물론 최근 학교의 모습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완주군에 있는 삼우초등학교 신축 건물의 공간은 도서관을 중심에 두고 설계가 되어 있다. 도서관은 복도와 이어진 열린 공간으로, 오가다가 언제든 책을 꺼내 볼 수 있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