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분위기는 미셸과 닮았다
5월 중순,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을 이끌어온 엠 온더 번드 오너 셰프 미셸 가넛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밖에서 접하는 미셸은 많은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주목받는 성공한 사업가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행사장에서 만나는 미셸은 직원들과 함께 의자를 나르고, 와인잔을 정리하는 사람이다. 덕분에 참가자라면 누구나 그에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데, 페스티벌 전반에서 느껴지는 열린 분위기 역시 그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인 오너 셰프가 상하이에 정착하기까지
호주 멜버른 출신인 미셸은 9남매의 장녀로 어린 시절부터 동생들을 돌보고 먹이는 일에 익숙했다. 모나시대학교(Monash University)에 다니다가 호주 밖으로 나가 새로운 삶을 경험하고자 대학을 1년 쉬고 세계 각지를 여행했고, 돌아와 요리 전문 대학인 윌리엄 앵글리스(William Angliss Institute of TAFE)로 적을 옮겼다.
그는 접시를 닦는 일, 웨이트리스, 주방 보조 등을 거쳐 홍콩을 통해 처음 아시아에 진출했다. 당시 홍콩에는 이미 서양식 레스토랑이 적지 않았지만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기려면 고급 호텔에 가야 했다. 게다가 하나같이 부담스러울 정도의 서비스에 진부한 메뉴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충분했다.
이후 본인의 이름을 딴 최초의 레스토랑 엠 앳더 프린지(M at the Fringe)를 1989년 홍콩 센트럴에 열었다. 이곳에서 미셸은 유럽 스타일이 가미된 호주식 메뉴를 계절마다 선보여 엄청난 화제가 됐다. 엠 앳더 프린지는 20년 후 부지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미식과 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으며 미셸은 홍콩을 또 다른 고향이라고 부른다.
미셸과 상하이와의 인연은 허핑반점(和平饭店, Peace Hotel)에서 2주 간 게스트 셰프로 일했던 199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허핑반점은 국영이었고, 공산주의 사회에서 종업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미셸의 눈에 찰 리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