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봄은 문학 페스티벌로 시작된다

상하이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엠 온더 번드가 주최하는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은 매년 3월 글램 바 (Glam Bar)에서 열린다. 글램 바와 엠 온더 번드는 모두 미셸 가넛이 소유한 엠 레스토랑 그룹(M Restaurant Group)의 일부로, 상하이 와이탄의 광동루 20호 7층에 위치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리면 오른쪽에는 글램 바가, 왼쪽에는 엠 온더 번드가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시작해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한 상하이 문학페스티벌에서, 이제까지 1,000여 명의 전 세계 작가들이 매년 6,000여 명의 관객을 만났다. 레노베이션 때문에 2015년 유일하게 11월에 개최된 것을 제외하면 매년 문학 페스티벌이 상하이의 봄을 알리는 셈이다.

마티니 수십 잔과 함께 한 시작

엠 온더 번드가 와이탄에 문을 연 시기는 1999년. 상하이에서 파인 다이닝을 즐기려면 시내 5성급 호텔을 가야만 했던 때다. 한편 이때는 와이탄 맞은 편의 푸동이 중국 정부에 의해 전략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미셸은 여기서 가능성을 보고 엠 온더 번드를 열었다.

 

미식가들은 엠 온더 번드에 열광했다. 덕분에 미셸 역시 승승장구하면서, 2003년 식당 아래층에 글램 바의 모태인 글래머러스 바(Glamour Bar)를 오픈했다.

 

때 마침 미셸과 친분 있던 호주 작가 프랭크 무어하우스(Frank Moorhouse)는 상하이에 머물며 마티니와 관련된 책을 쓰고 있었다. 이에 미셸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글래머러스 바에 마티니 수십 잔을 준비해 고객들과 프랭크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의 시작을 함께 한 프랭크 무어하우스와 그의 저서 <Martini: A Memoir> ©Penguin Books / Kylie Melinda Smith

상하이의 봄은 문학 페스티벌로 시작된다

상하이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엠 온더 번드가 주최하는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은 매년 3월 글램 바 (Glam Bar)에서 열린다. 글램 바와 엠 온더 번드는 모두 미셸 가넛이 소유한 엠 레스토랑 그룹(M Restaurant Group)의 일부로, 상하이 와이탄의 광동루 20호 7층에 위치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리면 오른쪽에는 글램 바가, 왼쪽에는 엠 온더 번드가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시작해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한 상하이 문학페스티벌에서, 이제까지 1,000여 명의 전 세계 작가들이 매년 6,000여 명의 관객을 만났다. 레노베이션 때문에 2015년 유일하게 11월에 개최된 것을 제외하면 매년 문학 페스티벌이 상하이의 봄을 알리는 셈이다.

마티니 수십 잔과 함께 한 시작

엠 온더 번드가 와이탄에 문을 연 시기는 1999년. 상하이에서 파인 다이닝을 즐기려면 시내 5성급 호텔을 가야만 했던 때다. 한편 이때는 와이탄 맞은 편의 푸동이 중국 정부에 의해 전략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미셸은 여기서 가능성을 보고 엠 온더 번드를 열었다.

 

미식가들은 엠 온더 번드에 열광했다. 덕분에 미셸 역시 승승장구하면서, 2003년 식당 아래층에 글램 바의 모태인 글래머러스 바(Glamour Bar)를 오픈했다.

 

때 마침 미셸과 친분 있던 호주 작가 프랭크 무어하우스(Frank Moorhouse)는 상하이에 머물며 마티니와 관련된 책을 쓰고 있었다. 이에 미셸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글래머러스 바에 마티니 수십 잔을 준비해 고객들과 프랭크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의 시작을 함께 한 프랭크 무어하우스와 그의 저서 <Martini: A Memoir> ©Penguin Books / Kylie Melinda Smith

심지어 프랭크의 책은 완성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 책은 2005년 <Martini: A Memoir>으로 정식 출간됐다. 상당한 마티니 애호가인 그는, 마티니의 역사에 관한 책이자 동시에 자신의 자서전인 이 책을 쓰면서 본의 아니게 상하이를 대표하는 문화 행사의 시작을 함께 했다.

스스로 독서광이기도 한 미셸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고무돼
책 관련 행사를 지속하기로 결심했다

이듬해, 미셸은 친분 있던 홍콩 문학 페스티벌 담당자에게 연락해 문학 페스티벌에 방문한 작가 중 일부를 상하이에 초청했다. 별도의 예산이나 스폰서도 없었기 때문에 작가들은 자비로 상하이에 왔다. 지금의 규모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소박한 시작이었다.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을 찾은 세계적 예술가들

레스토랑으로서 엠 온더 번드가 가진 명성만큼이나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도 지적 호기심과 문화적 욕구가 높은 내외국인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초기에는 미셸의 개인적 인맥 위주로 작가들을 초청했으나, 페스티벌의 규모가 커지고 유명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을 섭외할 수 있게 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강연 중인 앤드레 룬드 에릭센 &#169;M on the Bund

뿐만 아니라 기자, 영화 프로듀서, 애니메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문학 페스티벌과 함께 하면서 상하이의 대표적 문화 행사로 자리 잡게 됐다. 그동안 페스티벌을 찾은 대표적인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토마스 케닐리(Thomas Keneally): 2011년(방문한 해, 이하 생략).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원작 <쉰들러의 방주(Schindler's Ark) > 작가
  •  맷 그레이닝(Matt Groening): 2012년. 만화 심슨 시리즈 제작자

    (좌) 당시 맷 그레이닝이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을 위해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169;Matt Groening / (우) wang xi/Unsplash

  • 앤드레 룬드 에릭센(Endre Lund Eriksen): 2014년. <달에 맨 처음 오줌 눈 사나이(Førstemann som pissa på månen)> 작가 
  • 크리스 도일(Christopher Doyle): 2014년. <아비정전>부터 왕가위 감독의 작품을 대부분 함께 한 촬영 감독
  • 에이미 탄(Amy Tan): 2014년, 2017년. <조이 럭 클럽(Joy Luck Club)>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계 미국인 작가
  • 캐롤린 래링턴(Carolyne Larrington): 2017년.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시즌 1, 에피소드 1회 'Winter is Coming'의 원작자

이외에도, BBC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소설 중 1, 2, 16위에 오른 작가들이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을 방문했다.

  • 1위, 주노 디아스(Junot Díaz), 2010년
  • 2위, 에드워드 P. 존스(Edward P. Jones), 2012년
  • 16위, 알란 홀링허스트(Alan Hollinghurst), 2012년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엠 문학 레지던시

엠 문학 레지던시(The M Literary Residency)는 2009년 문학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국적에 관계없이 중국에 관심 있는 우수한 신진 작가를 선정, 상하이에서 6~8주간 생활하며 현지 생활을 직접 체험하도록 해 작가의 영감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하반기에 참가 희망자들의 지원을 받아 후보 작가를 선정, 최종 선정자는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 기간에 발표된다. 올해 수상자는 싱가포르 작가 제레미 턍(Jeremy Tiang)이다. 그는 상하이 현지인들과 부대껴 생활하며 이 곳에 대한 지적, 문화적 이해도를 높이며 새로운 작품 구상에 몰두할 것이다.

엠 문학 레지던시에 선정된
작가들이 이런 특혜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없다

왕복 항공권, 숙소 및 소정의 생활비는 모두 엠 온더 번드가 부담한다. 그저 상하이에서의 생활을 터닝포인트 삼아 작가가 더욱 훌륭한 문학 작품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되면 그뿐이다.

 

이러한 시도는 적지 않은 결실을 맺었다. 과거 엠 문학 레지던시에 선정됐던 작가들 중 상하이에서의 생활 이후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2010년 선정되었던 말레이시아 소설가 타시 오(Tash Aw)의 소설 <Five Star Billionaire>는 2013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또 캐나다 작가 매들린 티엔(Madeleine Thien)은 2013년 선정돼 상하이에 머물면서 소설 <Do Not Say We Have Nothing>을 집필해 2016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들에게도 '네트워크의 장'이 되는 페스티벌

중국계 미국인 작가 에이미 탄은 2014년, 2017년 문학 페스티벌을 위해 상하이를 찾았다. 에이미는 어머니가 상하이 출신이기 때문에 상하이에 유난히 애착이 많은 작가다.

 

그의 대표작 <조이 럭 클럽> 초반에는 노부인이 오래전 상하이에서 구입한 백조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장사꾼은 이를 두고 '사실은 백조가 되고 싶어서 목을 길게 뽑은 오리'라며 농담을 하는데, 이 대목은 1949년 공산당이 대륙을 장악하기 직전 샌프란시스코행 이민선에 오른 그의 어머니를 연상시킨다.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에서 발표 중인 에이미 탄 ©M on the Bund

그는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을 다른 문학계 행사와 비교해 '가장 큰 차이가 미셸의 존재'라고 말한다. 에이미는 "미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그의 성격과도 비슷하다"며 "문학 페스티벌 역시 모든 종류의 '다름'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동시에 격조와 품격이 있다"라고 평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본인 세션만을 위해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을
방문하지 않는다

그들은 수일간 같은 호텔에 머물면서 작가로서의 영감을 공유하고 그들만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 역시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의 명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고, 매년 문학 페스티벌이 점차 풍성해지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 이제부터 상하이 문학 페스티벌에서 나온 이야기를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