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때로는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가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터키의 베스트셀러 작가 아이세 쿨린(Ayşe Kulin)은 소설 <Last Train to Istanbul>을 통해 과거 수많은 유대인의 목숨을 살린 유럽 주재 터키 외교관들의 역사를 끌어냈다.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새 삶을 찾아 고향을 떠난 오사마 사미(Osamah Sami)는 난민 신분이었던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방인의 삶을 알렸다. 두 세션을 관통하는, 낯선 세계에서 찾는 희망의 메시지를 공유한다. 

소설을 통해 기억하는 낯선 역사

  • 도서명: Last Train to Istanbul 
  • 세션 발표자 및 저자: 아이세 쿨린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1943~44년. 당시 유럽 주재 터키 외교관들이 수백, 수천 명의 유대인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럽 국적의 유대인에게 위장 여권까지 발급해 터키인으로 둔갑시켜 나치의 눈을 피해 이스탄불행 기차에 태운 것이다. 아이세 쿨린의 소설 <Last Train to Istanbul>은 이런 역사에 기초했다.

소설의 스토리는 명료하다. 터키 유서 깊은 가문의 딸이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대인 남성과 결혼을 강행, 종교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파리로 향한다. 그러나 파리에는 종교보다 더 가혹한 나치의 유대인 탄압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터키 외교관들의 도움을 받아 다른 유대인들과 함께 이스탄불행 기차를 타고 대피하는 대장정이 그려진다.

아이세 쿨린 ©M on the Bund

아이세는 90대에 접어든 당시 외교관들을 찾아 오래전 이야기를 취재했다. 놀랍게도 대규모 유대인 피신 작전은 터키 중앙 정부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원래 계획은 유대인 중에서도 터키 국적을 가진 일부 유대인만 대피시키는 것이었으나, 상황이 악화돼 인도적 차원에서 다른 국적의 유대인에게도 위조 여권을 발행해주면서까지 이스탄불행 기차에 태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