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시대의 공연

2017년 5월 1일, 베를린에서 노동절을 맞이했다. 서울의 홍대와 같은 크로이츠베르크(Kreuzberg)에서는 노동절에 '마이페스트(Myfest)'라는 축제가 열린다. 서울로 치면 합정-상수-홍대-동교동 삼거리 정도 면적이 완전 봉쇄되어 축제를 위한 공간으로 쓰인다. 거리에는 다수의 무대가 설치되어 힙합, 하드코어, 록, 포크, 민속 예술 공연과 이민자 발언대 및 정치 토론회 등이 쉼 없이 열렸다.

* 관련 기사: 지나치게 성공해서 문제, 노동절 축제가 남긴 숙제 (오마이뉴스, 2016.5.1)

베를린 거리에 붙어 있는 공연 포스터들 ⓒ차우진

거리 곳곳에는 유명 팝스타부터 인디 음악가까지 공연 포스터가 빽빽하게 붙어 있었다. 비틀스(Beatles)도 함부르크(Hamburg)에서 투어를 하면서 유명해졌을 만큼 독일은 유럽에서도 유명한 음악 강국이니 거리 곳곳의 공연 포스터가 이상한 건 아니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스트리밍 환경에서도
이렇게 공연이 많을 수 있을까?

공연의 가치는 어떻게 달라졌나?

음악은 수도나 전기처럼 될 것이다.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음악가들은 투어(공연)에 익숙해져야 한다. 앞으로는 그것만 남을 테니까.

 

 -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사실 독일은 세계 4위의 음악 시장이다. 세계음반산업협회(IFPI)는 음반, 음원, 공연 시장 등의 매출을 기준으로 매년 글로벌 시장의 순위를 매긴다. 1위와 2위는 압도적인 규모인 미국과 일본이다. 3위는 영국, 4위는 독일인데, 독일 음악 시장의 경우 한국의 3배 규모다. 한국은 2012년부터 10위권에 진입해 매년 성장 중이다.(2016년 기준 8위) 그런데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면 재미있는 부분이 보인다.

2016년 세계 음악 시장 분야별 현황 (출처: IFPI Global Music Report 2017)

음반 시장의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10위권 국가 중에서 일본과 독일만이 5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시장이 디지털로 재편되었음에도 일본과 독일만은 20세기 음악 산업의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비율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영어권 팝스타 및 해외 뮤지션의 다양한 콘서트가 독일과 일본에 집중되는 경향은 바로 이 때문이다. 20세기와 마찬가지로 음반 판매와 콘서트(투어)가 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