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유통의 서자(庶子)에서 장자(長子)로 거듭나라
싸거나, 가깝거나, 전문화돼야
살아남는다
지금까지 한국 편의점 시장의 문제점과 발전방향에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야를 넓혀 보다 큰 그림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한국 유통 산업의 미래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IT기술 혁신과 1인 가구 증가, 저출산 고령화, 비혼 등의 인구 구조 변화는 한국 유통 산업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당장 백화점 빅3가 2017~2019년 3년간 추가 출점을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보다 저출산 고령화 등의 인구 구조 변화를 먼저 겪은 일본의 사례를 봐도 이제 백화점, 대형마트, 아울렛 등의 대형 오프라인 유통점 시대는 저물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유통점 몰락으로 인한 온라인 유통점의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구매 채널 이동으로 인한 단순 매출 확대 효과는 탁월합니다. 소셜커머스 3사(쿠팡, 위메프, 티몬)와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의 매출은 수년째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영업이익은 만성 적자거나 감소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업계로선 상당히 당황스러운 결과입니다.
특히 수년째 수천억 원대 적자를 내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소셜커머스 업계는 이제 그때그때 상품을 팔고 손에 쥐는 매출로 급한 지출부터 메꾸는 '현금 돌려막기'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오픈마켓으로 전환한 것도 그간의 천문학적 적자를 메꾸기엔 역부족이어서 추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다면 수년 내에 간판을 내려야 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동안 플랫폼 권력을 휘두르며 '갑' 중의 '갑' 행세를 하던 유통 업체들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곤경에 처한 이유는 뭘까요. 한 마디로 소비자가 영리해진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IT기술 발달로 인한 '가격 정보의 민주화(정보탐색 비용 감소)', 웹이나 앱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쇼핑몰로 이동할 수 있게 된 전환비용 감소, 그로 인한 재방문·재구매율 감소가 주요 원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