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통한 차별화

점주 투자에 의존한
사업 확장은 그만…
매장 대형화·상품 다양화에
본사가 직접 나서야

"노 기자, 이제 편의점은 끝났어!" 13개 운영하던 편의점을 5개로 줄이고, 앞으로 더 줄일 거라는 A 점주의 말을 다시 곱씹어 봅니다. 한때 한국에서 가장 많은 편의점을 운영하던 분의 얘기니 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리고는 재차 묻습니다.

 

편의점 시장은 정말 이대로 끝난 걸까요?

 

물론 저는 A점주의 심정도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나 아주 끝났다고 하기엔 국내 유통업계에 편의점만큼 급성장하는 시장이 또 없습니다. 다만, 편의점이 너무 많이 생겨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데다, 모든 편의점이 구멍가게 수준이어서 편의점 간 차별화가 안 되다 보니 점주들의 수익성이 하향평준화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즉, 주변의 수많은 경쟁 점포들과 확실히 차별화만 할 수 있다면, 급성장하는 수요를 독차지해 크게 성공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일본 미니스톱은 전체 매장 중 80%가 직원이 직접 매장에서 지은 밥으로 오니기리(삼각김밥)와 도시락, 심지어 파스타도 만듭니다. 5%는 직원이 직접 매장에서 만든 반찬을 팝니다. ©노승욱
생맥주와 수소수(오른쪽 사진)를 파는 매장도 있습니다. 고객이 편의점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고, 식품의 신선도를 극단으로 끌어올려 집객력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노승욱

그렇다면 편의점 차별화는 어떻게 할까요?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다른 편의점에선 안 파는 상품과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먼저 기존 편의점보다 규모를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미니스톱이 신규 가맹점을 30평 규모로만 여는 매장 표준화 전략을 들고 나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니스톱은 하드웨어(면적)만 키웠지, 그 공간을 채울 소프트웨어, 즉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는 부족했습니다. 가맹점 수가 적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부족하다 보니 신규 콘텐츠 개발에 부담을 느낀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빅3(CU, GS25, 세븐일레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휴 전략도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