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적 출점, 24시 영업 재검토 나선 일본 편의점

이번 글에서는 일본과 대만의 편의점 시장에서 우리가 참고할 만한 부분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사실 포화도의 정도만 다를 뿐이지, 일본과 대만에서도 편의점 포화 현상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긴 합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생수, 식량 등 '생필품 보급로(life line)'로서의 편의점 기능이 사회적 주목을 받으면서 점포가 급증, 현재 6만 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일매출이 50만 엔 이하로 떨어진 점포가 적잖다고 합니다. 일본 편의점의 일매출은 55만~65만 엔이 '평타' 수준입니다.

 

주위에 경쟁 편의점이 급증했기 때문이죠. 특히 일본은 가맹 본부들이 동일 지역에 가맹점을 집중적으로 오픈하는 지배적(dominant) 출점 전략을 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경쟁 브랜드의 출점을 미연에 막아 지역 소비 수요를 독식하고, 배송 효율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배적 출점 전략은 기존 점주 입장에선 그야말로 '팀킬' 행위에 가깝습니다. 같은 상권에 같은 브랜드 매장이 계속 들어서니 수요가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여기에 일본도 2018년에 최저임금이 사상 최대(약 3%)로 올라 인건비 부담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급기야 로손은 인건비가 비싼 야간에 매출이 안 나오는 매장을 선별해 24시간 영업 의무를 면제해주는 경영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브랜드별로 연간 1,000~2,000개 이상씩 출점, 점포 증가율이 현재 한국처럼 두 자릿수에 이르던 일본 편의점 업계도 요즘은 빅3(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가 함께 신규 출점을 자제해 연간 점포 증가율이 수백 개 수준으로 줄거나 오히려 감소세에 접어들었죠. 현재 일본 편의점 증가율은 5%가 채 안 됩니다.

 

사와다 다카시(沢田貴司) 훼미리마트 대표는 2017년 11월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