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bikiya (셈비키야)

천재 시인 이상이 폐결핵으로 도쿄 대학 부속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다.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짐작한 아내 변동림이 이상에게 무엇이 먹고 싶으냐고 물었고, 그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셈비키야 멜론"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 이상이 사망한 후 아내 변동림은 김향안으로 개명한 뒤 김환기 화가와 재혼했는데, 멜론에 대한 일화는 그녀의 에세이 「월하의 마음」을 통해 알려졌다.

셈비키야 입구 ©최빈

죽기 전에 이상이 찾은 음식이 '셈비키야 멜론'이라는 데 별표를 치고, 도쿄에 갈 때마다 셈비키야 파르페와 후르츠 산도를 먹었다. 

후르츠 산도와 셈비키야 멜론 ©최빈
셈비키야의 과일 파르페 ©최빈

봄딸기, 백도, 포도 등 제철 과일 파르페가 만들어지는 걸 눈앞에서 보며, 과일이 플래그십 스토어의 주인공이 되기까지의 세월을 상상해봤다. 나이가 지긋하신 서버 분들이나 손님들이 상냥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이런 세월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
 

* Sembikiya ©최빈

백발의 점원이나 백발의 손님을 셈비키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최빈

키워드: 제철과일
예산: ¥2,000 ~
영업 시간: 10:00-20:30
주소: 2 Chome-1 Nihonbashimuromachi, Chuo, Tokyo

Janice Wong Dessert Bar (재니스 웡 디저트 바)

재니스웡 디저트 바의 메뉴판 ©최빈

일반적으로 디저트는 식사의 마지막 순서다. 하지만 디저트를 메인 요리로 만든 사람이 있다. 2017년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 페이스트리 셰프 재니스 웡(Janice Wong)*이다. 그의 이름을 딴 디저트 바를 도쿄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화려한 기교와 실력, 일본 재료를 이용해 한 폭의 그림같은 디저트를 만든다.  

* 싱가포르 출신의 셰프. 르 꼬르동 블루 아시아 최고 페이스트리 셰프이며 '2014 Pellegrino Asia's 50 Best' 아시아 최고 페이스트리 셰프로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