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훈련 목적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이텐에서 보낸 생활과 달리기 훈련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했다. 당시의 식사와 훈련 내용을 매일 기록했기에 어떤 훈련을 하였고, 무엇을 먹었는지 적는 일이 가능했다.

동시에 너무 단조로운 일기 같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이 어떤 분들일지 다시 고민을 해 보았다. 아마도 이미 달리기를 하고 있거나, 달리기를 시작해 보고 싶은 사람일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달리기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먼저 짚고 가려고 한다. 교과서에 나올 법한 말은 최대한 쓰지 않으려 했지만, 유산소, 무산소, 미토콘드리아 같은 단어를 잠시만 참아주시길 부탁한다(그런데 알고 보면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챕터에서는 마라톤의 기본 훈련 사이클, 훈련 방법 등 달리기 훈련에 관한 기본 지식을 소개한다. 또한 이텐에서 보낸 4주 중, 한 주 동안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케냐 마라토너들의 식사, 훈련량, 훈련 방법, 자세, 쉬는 법, 부상 방지법, 마음가짐 등을 함께 살펴본다.

1. 달릴 때 쓸 수 있는 에너지 기르기

우리는 달릴 때 어디서 '힘'이 나올까?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내 다리는 어디에서 에너지를 얻어 성큼성큼 발걸음을 내디디며,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게 만들까? 나의 뇌와 장, 간 등 장기는 어디에서 에너지를 얻어 나를 살아있게 할까?

 

우리 몸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첫 번째가 '유산소 신진대사' 혹은 '유산소 운동'이다. 우리는 매 순간 호흡하면서 산소를 쓴다. 공급된 산소가 몸 안에 축적된 포도당이나 지방을 소모시켜 에너지원인 ATP*로 만들어 내면서, 에너지가 들어가야 할 곳에 쓰게 만드는 것을 유산소 운동이라고 한다.

* 아데노신 삼인산. 정식 명칭은 'adenosine triphosphate'로, 아데노신에 3분자의 인산이 결합한 유기화합물이다. ATP에 저장된 화학에너지로 생명체를 가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