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이라는 새로운 영역

김치원 저자(이하 생략): 세 번째 질문입니다. 기존에 없던 가치라고 제가 표현을 했는데요. 우선 질병발생 예측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 10년 정도 이후엔 이런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스마트워치에서 알람이 울려서 쳐다봤더니, "5분 뒤에 심근경색이 생길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빨리 응급실을 찾아가세요." 네, 오늘도 저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한 두 분 정도가 웃어주셨습니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청중 웃음) 아마 이런 생각에서 웃으셨을 거예요. "저런 공상과학소설 같은 얘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나도 아무렇게나 말할 수 있는데, 너도 하나 막 던졌구나."

 

너무 당연한 반응입니다. 왜냐면, 현대의학은 기본적으로 환자에게 문제가 생긴 다음에 시작이 되기 때문이죠. 어떤 병이 있는 사람이 어떤 증상이 나타나서 찾아오면, 어떤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는구나, 그래서 이런저런 치료를 하면 되는구나. 이렇게 문제가 터진 이후의 의사들의 경험을 모아서 지식으로 종합한 것이 의학교과서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이렇게 되면 어떨까요? 훨씬 편한 제품들이 나와서 계속해서 측정을 하게 된다면, 예전엔 측정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몰랐는데, 사실은 심근경색이 생기기 전부터 변화가 나타났었다고 알게 된다는 것이죠. 물론 그게 심근경색이 될지, 부정맥이 될지, 또는 중풍이 될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만, 어떤 병이건 간에 평소에 데이터만 충분히 많이 모은다면 기존의 현대의학에서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알게 될 개연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런 지식은 의학교과서에서는 다루지 않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저도 첫 번째 책을 쓸 때는 개연성으로만 생각했어요. 가능성은 있을 것 같은데, 제 말만 믿고 어떤 회사가 한 10년 열심히 데이터를 수집했는데 사실은 꽝일 수도 있거든요. 아무 쓸모도 없는 데이터를 모은 거죠. 그래서 이런 스토리가 과연 진짜 가능할지 생각했는데, 작년에 발표가 하나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