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뉴질랜드가 1870년 영국의 직할 식민지가 되기 이전인 1850년, 뉴질랜드에 정착한 유럽인들은 잠깐 동안이지만 뉴질랜드 자치 정부를 세웠다. 당시 자치 정부의 첫 수도는 오클랜드였다.

 

오클랜드는 북섬 끝자락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도래 유럽인들이 뉴질랜드로 들어오는 관문이었다. 지금도 오클랜드는 150만 명 가까운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뉴질랜드 전체 인구 1/3 에 해당한다.

 

1865년 뉴질랜드 자치 정부는 남섬과 북섬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웰링턴을 새 수도로 삼았다. 그 무렵 금광이 발견되어 유럽인들의 골드 러시가 시작된 남섬이 별도의 식민지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영국의 직할령을 거쳐 사실상의 독립국가가 된 지금까지도 웰링턴은 뉴질랜드의 수도다.

언덕에서 내려다 본 웰링턴 시 항만 풍경 ©이송이

엔스파이럴의 다수 구성원은 이 웰링턴에 거주하면서, 영리 비영리 부문을 특별히 구분짓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가까이 호주 등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리트릿에서 만난 절반 가까은 사람들은 뉴질랜드 국적을 갖고 웰링턴에서 생계를 잇고 있었다.

 

뉴질랜드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오클랜드에 비해서 웰링턴은 별로 볼 게 없다"는 것. 관광 면에서 보면 경제와 인구 면에서 3.5배 큰 오클랜드에 웰링턴이 비길 바가 못 된다. 그러나 웰링턴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볼 때 독특한 지점들이 분명히 있다.

웰링턴내기들의 저녁식사

리트릿 전후로 뉴질랜드에 얼마간 더 머무르는 동안 우리는 엔스파이럴의 여러 친구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다수가 미혼인 엔스파이럴 멤버들은 보통 여럿이서 집을 통째로 빌리고 월세를 분담해 쓰는 공동주거인 플랫(flat)에서 살았는데, 며칠 묵어갈 수 있도록 기꺼이 배려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