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외교 전략
이강원: 트럼프의 외교 전략을 간략히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 부분은 개론 정도로 말씀드릴게요.
우선 미국의 외교 전략에는 세 가지 기본 관점이 있습니다.
- 네오콘이라고 부르는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
- 현실주의(Realism)
- 자유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
신보수주의는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해요. 이 관점은 가치를 중시합니다. 가령 미국이 이란과 핵 협정을 맺었잖아요? 그럼 신보수주의자들은 아무리 평화적인 협정을 맺어도 이에 반대합니다. 이란이 중시하는 가치는 미국의 가치와 매우 다른데, 왜 협정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정도로만 문제를 해결하냐고 비판해요.
신보수주의 관점에서는 정권 자체를 바꿔야 하는 '불량 국가'와 협정을 맺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점에서 신보수주의자는 강경하고, 힘을 중시하는 동시에 그들이 믿는 신념을 관철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협정을 맺는 상대방이 독재 국가든 부패 국가든 미국의 국가 안보만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하는 관점이 현실주의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중국과 힘의 균형을 맞춰 안보를 유지할 수 있으면 미국이 굳이 중국의 인권 문제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죠.
또 하나 핵심은 현실주의자는 자국의 안보비용을 최대한 낮추고 싶어 합니다. 한편 미국은 현재 다른 지역의 안보 유지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군사 개입 때문에 그 비용이 더 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현실주의 관점에서는 미국의 불필요한 군사 개입에 회의적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트럼프에게 현실주의 성향이 있어요. 그는 미국이 안보 비용이나 국제질서(international order) 유지에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어요. 문제는 비판의 대상이 동맹국들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현실주의자와 좀 다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