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팀원'이 일하는 법
이 모든 일의 시작은 2016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직 문화 때문에 이직한 지인을 만났다. 그는 퇴사 과정을 설명하던 중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상사가 사직서를 앞에 두고 진지하게 말했어. '심리 상담을 받아 봐라.'
그 상사의 의도를 나는 알 수 없다. 걱정과 배려에서 나온 '조언' 일지 모른다. 그러나 조직의 문제가 '개인이 유별난 탓'으로 정리되는 상황은 놀라웠다.
이후 주변을 유심히 둘러봤다. 조직 문화로 고민하는 내 또래 직장인은 한둘이 아니었다. 경력 1, 2년 차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날 때면 직장, 상사 욕이 빠짐없이 등장했다. 진짜 퇴사 이유를 속 시원하게 밝힐 수 없는 사람도 많았다.
관찰을 이어갔다. 분야와 경력이 다른 여러 사람의 퇴사 스토리를 듣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같은 얘기가 반복됐다.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웠다. 일과 삶에 대한 그들의 심도 깊은 생각을 기록하고 싶었다.
네덜란드 유학을 준비하며 퍼블리(PUBLY)에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간략한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기획으로 발전하는 데 며칠 걸리지 않았다. 저자가 외국에 체류할 예정이며 작업 시간을 확정할 수 없다는 변수보다, 생각의 가치와 가능성을 중요하게 판단한 것 같았다.
퍼블리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한번 해 봅시다."라고 말했다. 그런 진취적인 자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력이 됐다. 프로젝트 매니저와 화상 통화로 콘셉트를 확정했고 에디터와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아침저녁을 함께 맞이했다.
에디터 두 명과 한 팀으로 작업하는 동안 든든했다. '팀플레이'는 만족스러웠다.
우선 토론 과정이 생산적이었다. 종종 토론은 A와 B로 나뉘어, '누가 이겼냐'를 겨루는 오락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더 논리적인' 승자를 가리는 게임을 거부했다. 다른 의견을 취합하고 조율해서 제3의 대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