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왜 해요?

 

남들이 하지 않는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사람들은 '왜 이걸 하냐'고 묻습니다. 제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왔던 것 같습니다. 2016년 가을 뉴욕에서 열린 월드 메이커 페어(이하 페어)에 참석하고 PUBLY와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제 공부와 연구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왜 하냐는 의문의 시선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저는 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까요?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풍문으로만 듣던 페어에 가보고 싶었고, 이왕 간다면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그곳에서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영감을 주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왜 시작했냐는 질문의 답을 찾았습니다. '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딴짓' 혹은 '쓸데없는 짓'으로 보일 수 있는 '하고 싶은 일'의 중요성을 저는 페어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거 왜 해요?", 저를 고민하게 만든 질문을 메이커들에게 물으면,  "해 보고 싶어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당연한 것을 왜 물어보냐는 듯이 말이죠.

 

그 과정에서 그들이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들이 단순한 '재미'를 넘어, 메이커 자신과 사회에 중요한 '일'로 진화하는 중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낯선 이런 모습을 리포트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거 왜 해요?"
"해 보고 싶어서요."

성공적으로 보이는 메이커들의 프로젝트 과정은 들여다보면 도전과 고민, 실패의 역사이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프로젝트라는 일로 만나니 책임감과 부담감이 따라왔습니다.

 

리포트를 쓰면서 어떤 분들이 독자인지, 그분들이 무엇을 궁금해하실지, 이 이야기들이 어떤 가치를 지닐지 늘 고민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PUBLY와 함께 일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면 함께 고민하고 좋은 방안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딴짓'이 환영받는 사회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