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포트를 모두 읽으신 여러분의 마음속에 무슨 생각이 오갈지 짐작해 봅니다. 이미 교육이나 관련 분야에 몸담고 계신 분이든 그렇지 않은 분이든 아마도 놀라움과 의문, 혼란이 뒤섞인 감정을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늘 경험해 왔고 또 지금의 저를 저로 만든 '교육'의 변화를 마주하면서 제가 느낀 감정도 그랬습니다.

 

기술이 인간성을 해치고 있다는 막연한 생각에 최첨단 기술을 일부러 좇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산업혁명 이래 다시없던 혁신의 면면을 이해하면서 '기술은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피할 것이 아니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실현될 혁신적인 교육 실천에 대한 흥분과 기대로 마음이 부풀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많습니다. 더 큰 배움에 노출되고자 찾은 SXSWedu 현장에서 그런 의문들이 한층 더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실질적인 능력과 기술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시험 점수나 대학 진학률 또는 대학 졸업률이 여전히 성공적인 교육의 척도로 쓰였습니다. 대학은 교육의 종점도, 성공의 보증수표도 아닙니다. 대학 나온 사람은 늘었지만 우리나라 청년들의 취업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스틴에 도착하던 날, 한 로스쿨 학생이 학교의 광고와는 달리 취업 전망이 어둡다며 학교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태어난 환경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는 것은 교육 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처음 교육기술을 접했을 때 계층 간 격차를 해소하는 좋은 도구가 되겠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스마트 기기로의 접근성과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정도의 차이 때문에 도리어 격차가 더 벌어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