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뉴욕에서 한 달에 한번 정도 참석하는 토론 모임이 있다.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 하는 일과 관련된 주제로 돌아가면서 발표하는데, 한 번은 물리학과 수학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학교에서 왜 노을은 빨갛고 왜 하늘은 파란지를 배울 때면 '빛의 분산' 때문이라고 배운다. 그걸 열심히 외워서 학기말 시험에서 '빛의 분산'이라고 답하면 점수도 받는다. 그러나 그렇게 점수를 얻었다고 노을이 왜 빨갛고 하늘이 왜 파란지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가 배운 건 사실 '빛의 분산'이라는 말뿐만은 아닐까? 고백컨대 그날 모임에서 나도 '빛의 분산'을 머릿속에 떠올렸지만 왜 빨갛고 파란지는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처음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결할 일이 점점 많아지는 시대에 표준(standard)이라는 이름으로 정형화된 지식을 단순히 축적하기만 해서는 실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것이 숙달(mastery)을 통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역량(competency)을 키우는 교육법이다.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뉴욕시의 교육부가 SXSWedu에서 그들의 프로그램과 기대성과를 소개했다.
뉴욕시 교육부의 Mastery Collaborative
뉴욕시 교육부는 38개 중고등학교에서 'Mastery Collaborative'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통해 숙달 중심 학습(mastery-based learning, 또는 competency-based learning이라고도 함)을 시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숙달 중심 교육법은 전통 교육법과 어떻게 다른지 아래 표를 먼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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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수업에서는 교사들이 보통 주제별로 수업을 진행한다. "오늘은 메소포타미아에 대해 배울 거예요. 자, 그럼 이제 이집트에 대해 알아볼까?"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한 주제에 대해 교사가 준비한 내용이 모두 전달되고 나면 학생들이 그 내용에 대해 실제로 이해한 정도와는 크게 상관없이 다음 주제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