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1위, 1위 흑백요리사 열풍의 힘은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흑백요리사'를 만든 PD에게 직접 듣는 생생한 기획, 제작 비하인드
- 흑과 백의 대결 구도·눈 가리기·라운드별 방식 등에서 의도했던 점들
- 기획자와 마케터를 위한, 내 아이템과 콘텐츠에 킥을 만드는 방법
Interview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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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퍼블리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학민(이하 학): 안녕하세요.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연출을 맡은 김학민 PD입니다.
김은지(이하 은): 함께 연출한 김은지PD라고 합니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3주 연속 1위,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 등 〈흑백요리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반응을 실감하시나요?
학: 당연히 예상하지 못했고, 처음에는 세상이 우리를 두고 깜짝 카메라를 찍는 건가 싶을 만큼 믿기지 않았어요.(웃음)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저희도 궁금하고, 지금도 실감이 잘 나진 않습니다.
〈팬텀싱어〉, 〈슈가맨〉, 〈싱어게인〉 시리즈 등 주로 음악 예능을 연출해 오시다가 요리 프로그램을 기획한 배경이 궁금했어요.
은: 출발은 윤현준 대표*님의 기획이었어요. '무명 요리사 100인의 요리 서바이벌을 만들어 보자. 심사위원은 백종원 대표님을 모시자'라는 얼개만 갖춘 상태로 넷플릭스에 먼저 제안하셨죠. 넷플릭스 코리아는 요리 예능이 처음이라 흥미롭게 받아들였어요. 국내 요리 예능 프로그램이 오랜만이기도 했고요. 그 무렵 대표님께서 이 프로젝트를 김학민 PD님과 함께 연출해 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주셔서 합류했습니다.
* 스튜디오 슬램
김학민 PD님의 〈싱어게인-무명가수전〉 그리고 김은지 PD님의 〈유명가수전-배틀어게인〉에서 '무명'과 '유명'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띄었어요. 〈흑백요리사〉 역시 무명 셰프와 유명 셰프의 대결 구도인데요. 이런 키워드에 주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학: 〈싱어게인〉의 출발점은 무명의 가수들이 자기 이름을 가리고 참가한다는 데 있었어요. 사실,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는 내부에서 이견도 많았거든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가수의 이름이 나오는 건 너무나 당연한 거니까. 설사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도 검색 몇 번만 하면 다 찾아볼 수 있는데, 가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민도 있었죠.
최종적으로 가수의 이름을 가리기로 결정하고 부제로 '무명가수전'을 붙이면서 무명이 유명이 되는 과정을 그렸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번호로만 불리는 가수의 진짜 이름을 찾는 게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고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가수 이름이 나오는 너무나 익숙한 그림을 살짝 바꿔본 거예요. 익숙하고 평범한 걸 조금만 비틀어도 의외의 재미 포인트가 생길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발견했죠.
〈흑백요리사〉의 초기 기획도 이름을 가리고 숫자를 붙이는 형태였는데, 80인의 흑수저 셰프 각각의 캐릭터가 담긴 별명이면 시청자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 싶어서 지금의 컨셉을 완성했어요.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이름을 가리는 게 슬램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것 같네요, 의도치 않게. (웃음)
20인의 스타 셰프를 백수저, 재야의 숨은 고수인 80인의 셰프를 흑수저로 칭해 대결하는 모습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기획 과정이 궁금합니다.
은: 처음 프로그램의 가제는 '무명 요리사 100'이었는데, 10년 만에 나오는 요리 서바이벌이라 좀 더 확장하고 싶더라고요. 〈싱어게인〉은 빛을 보지 못한 무명 가수를 조명하는 데 집중했는데, 이번에는 무명에만 포커스를 두지 말고 좀 더 열어보자고요. 최현석 셰프님 같은 스타 셰프도 모시고 싶었던 거죠.
또한, 이 기획이 "단순히 대규모 요리 서바이벌로 끝나지 않고,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존의 기획에 한 가지 포인트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넷플릭스의 의견도 있었고, 저희도 공감했어요.
그렇게 우리만의 포인트와 컨셉을 고민하던 와중에 '흑백'이라는 코드가 나온 거예요. 백종원 선생님과 100명의 요리사에서 착안해 '백'이라는 소재를 먼저 떠올렸고, 그걸 바탕으로 서로 대조되는 '흑백'의 세계를 상상했어요. '그럼 무명 요리사와 대조되는 유명 요리사가 등장해 서로 대결하는 구도로 가면 어떨까?'로 이어졌고, 그게 '흑수저와 백수저'라는 계급으로 발전했죠.
100의 셰프를 섭외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600명의 지원자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섭외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학: 섭외는 기본적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흑수저, 백수저를 처음부터 나눠서 섭외하진 않았어요. 전체 지원자가 600명이었고, 다들 흑백의 개념을 모르고 지원하셨죠. 총 600명 중 100명을 선발해, 어떤 셰프가 백수저에 어울릴지 고민해서 선정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요리 업계에서 이름이 좀 알려진 셰프님들은 저희가 프로그램을 직접 설명하면서 지원을 해주십사 권유하기도 했어요. 참가하기로 결정한 분들도 직접 오셔서 인터뷰를 나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