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2012년 12월 14일, 미국 동부 코네티컷 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6~7세 어린이 20명과 성인 6명이 사망했다. 범인으로 밝혀진 20세의 남성은 사건 당일 자택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총으로 쏴 죽인 후, 학교로 와 총기난사를 저지른 후 현장에서 자살했다. 이 사건은 2007년 버지니아 공대의 총기난사 다음으로 단독범행으로는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미국 내 총기 규제에 대한 논란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 비극적인 대량 살인의 직접적인 수단이 됐던 총기 문제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바로 그 스무 명의 아이들 중 하나였던 딸아이를 잃은 신경과학자가 그랬다. 그는 딸의 이름을 따라 만든 아비엘 재단(Avielle Foundation)을 설립하고, 폭력 예방 및 온정 회복을 위해 뇌 건강 연구 및 지역사회 참여와 교육 확산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XSWedu의 패널토론에서 아비엘 재단 대표와 사회정서발달 프로그램 및 게임을 제공하는 기업 및 기관 대표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사회정서학습의 새로운 지평이 어떻게 아이들의 발달을 도울지 알아보자.

1) 사회정서학습의 중요성

감정지능(EQ)니 사회지능(SQ)니 유행처럼 세간의 주목을 받는 교육 관련 화두들이 있다.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성이 좋아야 리더가 되어 성공한다고 말이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등 인지능력에 더해 협업, 공감, 관계, 커뮤니케이션 등 사회정서능력이 특히 중요해질 것이라며 '21세기 스킬'과 같은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회정서능력'이라 일컫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을 가리킬까? 여러 각도와 층위에서 논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이 분야 35년 경력의 패널은 아래와 같이 다섯 개 영역으로 정리했다.

 

1) 자기인식(self-awareness)

자기 자신의 감정이나 가치관, 장단점 등을 파악하는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