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가 한국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던 때가 있다. 그 유례없는 성공 뒤에는 제품의 특성도 한몫했지만, 소셜미디어와 빅데이터의 '마술'이 있었다. 이 과자 덕분인지는 몰라도 요즘은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대중 사이에 크게 낯설지 않은 듯하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유의미한 통찰을 추출하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은 1980년대 생명정보학(bioinformatics, DNA 등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교육 분야는 최근에 들어서야 이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교육 데이터는 학습과정 중에 일어나는 인지과정 및 심리반응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집이 어렵고 경제성이나 규모를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표준화 시험이 실시되고, 특히 온라인 기반 교육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공개 강좌(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초 단위의 세밀한(fine-grained) 학습 과정 및 학습자 행동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시대를 내다보는 선구자의 마음으로 야심 차게 교육 데이터 수업을 들었으나, 데이터는커녕 온라인 학습 경험도 거의 없었던 터라 한 달이 지나도록 교수가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애를 많이 먹었다.

1) 배움의 순간을 기록하다

온라인 학습으로부터 교육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자.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교과 과목의 연습용 문제를 제공하는 IXL이라는 웹사이트에서 한 중학생이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처음 몇 문제는 잘 풀다가 조금 쉬운 느낌이 들자 빨리빨리 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차,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아는 문제를 틀렸다. 아는 것이었기 때문에 왜 틀렸는지 설명하는 화면을 바로 클릭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

 

이어서 몇 문제를 더 푸는데 아는 문제를 또 틀렸다. 이제 정말 틀리면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 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친구가 스냅챗으로 말을 걸어왔다. 5분 넘게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다시 문제로 돌아왔는데 이번 문제는 잘 모르겠다. 잠깐 고민해 보다가 힌트를 클릭했다. 좀 더 고민하다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선택지 중 하나를 골랐고 결과는 정답이었다.

 

온라인 학습의 경험이 별로 없는 성인 세대라도 인터넷 기반의 학습과정에서 이런 상황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 상황이 과외 중에 일어난 것이었다면 과외교사가 학생의 행동이나 표정, 문제풀이의 과정을 지켜보며 자기 나름대로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모든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