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동의 현장

10월 18일 북페어 사전행사로 열린 The Markets 컨퍼런스에 참석한 덕에 아직 열심히 부스 설치 작업 중인 현장을 훔쳐볼 수 있었다. 사진은 내일 9시 개장을 앞둔 오후 5시경 전시장의 모습. 무대 위 완벽하게 정돈된 모습 뒤에 숨은 사람들의 노동 앞에선 늘 약간은 감상적인 마음이 든다.

©제현주

이런 노력 끝에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전시 부스들.

©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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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의 풍경도 또 다른 노동의 현장을 보여준다. 북페어 기간 내내 PRH나 Hachette와 같은 주요 출판그룹들의 부스는 거대한 회의실이나 다름없다. 수많은 판권 거래 미팅이 벌어진다.

 

떠나기 전, 전현직 출판사 직원 지인들이 나눠준 자신들의 북페어 경험은 한결같이 "미팅하느라 정작 북페어 구경은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로 요약되었다. 북페어에 직접 가서 현장의 출판인들을 보고 있자니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들은 북페어에서 앞으로 2-3년의 농사를 가늠해보고 또 준비한다.

©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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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자들에겐 축제의 장

북페어 공식 일정 4일째인 토요일부터 전시장은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3일 동안 밀도 높은 비즈니스의 현장이었던 북페어는 남은 이틀 동안,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에게 활짝 열린 축제의 장이 된다.

 

토요일 점심 즈음에 잠깐 들렀을 때, 전시장은 이미 엄청난 인파로 가득했다. 일반 공개되는 이틀 동안은 다양한 작가의 강연회, 낭독회, 사인회가 열리고, 적지 않은 10대, 20대가 스스로 주인공인양 가지각색 코스프레로 치장하고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유료 티켓을 구입해야 입장할 수 있는 북페어에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한다는 것에 부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Frankfurter Buchm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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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빈국 네덜란드가 보여준 에너지

2016년 북페어의 주빈국은 네덜란드와 플랜더스(벨기에 북부의 네덜란드어 사용지역)였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열다섯 번째로 큰 출판 시장으로 2013년 기준 13억 유로(약 16조 원)의 규모다. 여덟 번째로 큰 우리나라 시장의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크지 않은 자국어 시장을 가진 국가지만, The Markets 컨퍼런스 및 비즈니스클럽에 등장한 네덜란드의 출판인들은 하나 같이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었다. 유럽 한복판에 자리 잡은, 오랜 무역강국의 역사를 지닌 나라다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