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회사 노예' 같은 단어로 폄하할 수 없다
<연차가 쌓일수록 더 어려운 직장생활, 39년 해보니> 아티클 저자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님께서 남겨주신 말씀입니다.
직장인은 '회사 노예', '월급 노예' 같은 단어들로 폄하될 대상이 아닙니다.
성실함과 꾸준함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멋진 사람,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일을 하면서 우리는 자책과 반성을 많이 합니다. 특히, 퍼블리에 들어와 아티클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일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더욱 그러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티클에 남겨주시는 독자분들의 댓글 가운데 '쉽지 않지만 적용해보겠다' '힘들다' 등의 리뷰를 볼 때도 어떻게 하면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진심으로 많이 고민이 되었어요.
직접적인 실무 노하우를 잘 전해드리는 것이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겠지만, 부담감, 압박감과 같은 마음을 어떻게 하면 덜어내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일을 하실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면 어떤 메시지, 이야기를 드리면 좋을까 생각하면서요.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여 일하는 스스로를 존중하며 일하는데 도움이 되는 아티클을 준비했습니다. 어떤 하나의 아티클보다는 올해 발행된 아티클 가운데 많인 독자분들의 공감을 얻었던 문장들을 중심으로 소개해보려고 해요. 일하는 독자분들의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편안히 봐주세요 :)
일하는 나를 존중하는 3가지 방법
나를 인스턴트처럼 대하지 마세요
자기를 존중해주세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화가 날 때가 있죠. 특히 내가 업무 담당자인데, 내게 묻지 않고 마음대로 해버리면 화가 나잖아요. 무시당했다고 느끼니까. 타인이 내게 묻지 않을 때는 무시당한다고 느끼면서, 왜 정작 본인은 자기 자신에게 묻지 않을까요?
내가 언제 기쁜지, 계속 이렇게 살고 싶은지, 앞으로도 이렇게 쓰이는 데 만족하는지, 저녁 있는 삶이 중요한지, 연봉이 더 중요한지 스스로 묻고 있나요? 존중해야 묻는 거예요. 존중하지 않으면 묻지 않아요.
나를 존중하고 싶다면, 사랑하고 싶다면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내 생각은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자기를 사랑하면 그만큼 많이 물어야 해요. 자꾸 질문하면서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세요. 그리고 그걸 세상이 원하게 하세요.
자신을 위한 범퍼를 만들고, 최선 말고 차선까지만 하세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죠? 저는 이게 우리 사회가 젊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바라고 생각해요. 이런 마음가짐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문장은 왼손에 들고, 오른손에는 박목월 시인의 문장을 담으세요. "지나온 것은 지나온 것이요. 닿지 않는 것은 닿지 않는 것이다"라는 구절을요.
두 문장을 같이 가지고 가야 번아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왼손에 든 문장만 생각하면 금방 번아웃이 올 거예요. 그럴 때 오른손에 든 문장을 기억하세요. 지나간 건 지나간 거예요. 신문 기자는 그저 닿지 않는 일이죠. 그런 건 그냥 놔버리세요.
여러분 모두 여태까지 충분히 최선을 다해 살아오셨을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보세요. 그 어떤 것도, 번아웃을 겪으면서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만큼 가치 있지 않습니다. 그 무엇보다 '나'를 먼저 챙겨야 해요.
문제는 언제든지 생길 수 있고, 해결 안 되는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입사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 일이었어요. 한 지점에서 마감 결제를 했는데, 실수로 이중 결제가 된 거예요. 회사에서 현금 송출은 프로세스가 복잡해서 바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었거든요. 그때가 말일이라 해당 거래처에서는 오늘 안으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라 난리가 났고요.
그건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잖아요. 바로 지점장님을 찾아가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보고드렸어요. 말 일이라 매출 마감이며 정말 바쁘셨을 텐데, 많은 분들이 그 문제에 매달려서 해결할 수 있었어요. 너무 죄송했죠.
신입사원이었으니까 엄청 혼날 줄 알았는데 지점장님께서 "꽃비야. 너 다시는 결제 가지 마라. 죽는 줄 알았다."라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짜 대형 사고 친 줄 알았는데, 해결이 되네?'라고 생각했어요.
문제는 언제든지 생길 수 있고, 해결 안 되는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해결 과정이 지난해서 그렇지, 항상 해결은 돼요. 미리 걱정한다고 미래의 일을 지금의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미리 걱정할 필요 없어요. 그냥 부딪혀 보는 거죠.
일하는 나를 성장시키는 4가지 방법
어려워도 시도해보면서 실전 감각 찾아가기
브랜드의 규모를 떠나서 마케터라면 누구나 본인이 원하는 바가 있을 텐데, 중요한 것은 현실에서 실제로 가능한지 판단하는 감각이에요. 그 감각이 숫자로 달성하는 무언가일 수도 있고, 관계가 빌드업되거나 레슨을 얻어 브랜드 자산을 쌓는 정성적 측면일 수도 있겠죠. 한 지점에 목표점을 찍고, 그 목표를 중심으로 현실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해봐야 해요. '우리는 규모도 작고 예산이 없으니까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해 아예 도전하지 않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설사 잘 안되더라도, 일단 해보면 왜 안 되는지 이유라도 알 수 있잖아요.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 일단 피칭해 보세요. 잘되면 좋고, 안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찾아서 보강하면 됩니다.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경험이 많지 않은 신입 입장에서는 이런 시도에 대한 확신이 낮을 수 있어요. 하지만 함께하는 팀원을 믿고 적극적으로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한 액션을 찾고, 액션도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차가 올라갈수록 중요한 회전력, 멀티태스킹 능력 키우기
다양한 일을 컨트롤하는 능력은 일종의 '회전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전력이라 함은 물체를 회전시키는 힘을 뜻하지만, 직장 생활에서의 회전력은 일이 돌아가게 하는 능력이지요.
이는 연차가 올라갈수록 더 필요한 능력입니다.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기보다는 다양한 일을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멀티태스킹이 능숙한 멀티플레이어가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어떤 훈련을 해야 할까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투 두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퇴근 전 내일의 할 일을 적고 자기 평가를 하는 리스트 외에도 주 단위, 월 단위로 기록하고 챙기는 광범위한 리스트가 필요합니다.
리스트를 작성하는 요령 중 하나는 본인이 평균적으로 선후배에게 긴급히 요청받는 업무의 양을 고려해서 최대 60~70퍼센트, 기본적으로 50퍼센트 내외 비율로 리스트를 기록해 운영하는 것입니다. 또한 리스트를 만든 후에는 꼭 실행과 검증의 과정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 '내가 하는 일의 끝이 여기일까? 이게 전부인가?'
- '이 일이 다른 부서와는 전혀 관계가 없나?'
- '혹시 나만 끝났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다양한 시각에서 자신의 리스트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혹시 놓칠 수도 있는 빈 곳을 찾아내 보완하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의 과정, 이를 보완하면서 하는 행동 자체가 곧 멀티태스킹의 시작이 됩니다.
- 출처 <연차가 쌓일수록 더 어려운 직장생활, 38년 해보니>
나만의 인사이트 찾기
🧸: 저는 시간을 들이고 기회를 마련하기보다는, 일상 생활에서 인사이트를 얻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항상 문을 열어두고 주변에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들여다보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요즘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에 하루 종일 노출돼 있잖아요. 인스타그램은 물론이고, 방문했던 공간이나 우연히 읽은 기사나 콘텐츠에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저는 활자보다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는 스타일이에요. 개인적으로는 그게 제 안에 오래 남고, 제 것으로 치환하기 좋더라고요. 강연을 듣는다거나 마케터 모임이나 소모임에 참여해 대화를 나누면서 인사이트를 얻어요.
인사이트를 얻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결국은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해요. 저도 예전에는 콘텐츠도 읽고 보고 했는데, 제게 가장 잘 맞는 방법 대화였어요.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 키우기
사람마다 기획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긴 할 거예요. 누구는 임팩트를, 누구는 타겟 정합성을 들겠죠. 다 중요하지만, 모든 평가 지표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다고 생각했을 때, 저는 좋은 기획의 판단 기준은 일관성이라고 생각해요.
옆길로 새지 않고 힘 있게 한 가지 주제로 밀고 갔느냐 하는 거죠. 내가 힘 있게 마지막 디테일까지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성공 확률도 높아지고 설사 안 되더라도 내가 배우는 것이 확실해져요. 산을 오르는 것으로 비유하면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딴 길로 새지 않아야 하는 것과 같아요.
쉽지 않죠. 이해 관계자가 많은, 큰 브랜드일수록 더 힘들죠. 수많은 의견이 오가니까요. 그래서 제가 요즘 더 일관성 있는 기획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완벽히 틀린 답도 완벽히 맞는 답이 없는 마케팅 세상이긴 합니다만, 결국 기획자인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느냐가 최소한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획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독자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같이 힘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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