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가 45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부른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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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 유행이 아닌, 꾸준히 찾게 되는 콘텐츠·브랜드에 필요한 요소
  • 이제 'MZ 세대'가 아닌, 취향에 기반을 둔 팬덤에 집중해야 하는 까닭
  • 브랜드에도 적용 가능한 3가지 팬덤별 핵심 가치

* 본 아티클은 2023년 10월 발간된 〈2024 트렌드 노트〉의 본문을 퍼블리의 시선으로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 <2024년 트렌드, 4가지 키워드로 요약해 드림> 바로가기 

2023년 1월 개봉한 신(新)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스토리가 절정으로 치닫던 순간, 주인공 강백호의 입모양만으로 무음 처리된 씬에서 많은 관객들은 '왼손은 거들 뿐'이라고 읊조렸다.

 

〈슬램덩크〉가 1996년 연재 종료되고 20여 년이 훌쩍 지난 후, 원작자인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각본과 감독을 맡은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NEW

전설의 화려한 귀환은 450만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며 실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오랫동안 작품을 추억하고 기다렸던 팬들의 힘이었을까? 그렇다면 이는 기존 원작인 만화판의 열혈 팬이었던 30~40대, 그중에서도 이제는 아저씨가 된 관객들이 주도했어야 했다. 

 

하지만 '왼손은 거들 뿐'이란 무의식적 읊조림은 아마도 만화 슬램덩크가 전성기일 때는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갓난아기였을 20대에서도 나온 반응이다. 물론 개봉 초기에는 30~40대 남성 관객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과 이제는 영화 관람의 절대적 지표가 된 'CGV 골든에그지수*'의 영향으로 20대 및 여성 관객 비중이 높아졌음은 다수의 기사와 데이터로도 알 수 있다. 

* 영화를 관람한 사람만이 평가할 수 있는 CGV 골든에그지수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수의 전문가가 주도하던 권위적 방식에서 벗어나 다수의 안목과 공정함의 기준을 획득해 극장에서 영화를 선택하는 확실한 기준이 되었다.

©북스톤

실제로,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는 X세대와 30대 밀레니얼들은 극장을 두어 차례(더빙판 1회, 자막판 1회) 방문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한편 20대들도 팝업스토어의 성지, 더현대서울에서 슬램덩크 굿즈를 구입하기 위해 밤샘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재출간된 만화책의 완전판 전집을 구입해 정독하고 책장에 전시했다. 심지어 '정대만 사케'라고 알려진 '미이노고토부키 준마이긴조'라는 술은 입소문을 타 품절대란을 빚기도 했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의 생명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극장 N차 관람은 한정판 유니폼, 피규어 등의 굿즈 소비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이 아닌 종이 만화책의 소비로 확장되었다. 그뿐인가. 영화관이나 집 또는 팝업스토어를 벗어나 작중 배경으로 등장한 실제 장소를 찾아가는 공간의 확장으로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