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피드백은 있어도 나쁜 피드백은 없다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누군가의 평가에 쉽게 흔들린다면? 피드백을 소화하는 마음의 과정
  • 피드백은 듣는 게 아니라 쓰는 것! 이득을 얻어내는 다섯 가지 팁
  •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며, 누군가에게 좋은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되는 법

저자 이윤경 

대학내일 인재성장팀 팀장 > 프로필 더 보기

저는 피드백 개복치*였습니다. 회의 시간에 조금이라도 날카로운 피드백을 들으면 온몸이 얼어붙곤 했습니다. 주변의 반응은 크게 둘이었습니다. "야, 그냥 무시해. 뭐 그런 걸 신경 써." 혹은 "네가 좀 잘못했네." 어느 쪽도 저를 개복치에서 해방시켜주지 못했습니다.

* 개복치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물고기라는 점에서 멘탈이 약한 사람을 개복치라고 부른다. 캐릭터가 툭 하면 죽는다는 설정의 '살아남아라! 개복치'라는 게임이 유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개복치는 잡히거나 수족관에 옮겨질 때 쉽게 죽지만, 알려진 사망 원인의 대부분은 재미를 위해 과장된 것이라고 한다.

 

작년 연말에도 저는 피드백을 받고 잔뜩 주눅 들어 있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 노력은 왜 몰라주는 건데?' 싶어 원망스러웠거든요. 그때 어떤 팀장님이 제게 이런 조언을 주셨습니다. 

"윤경아, 아무리 납득하기 어려운 피드백이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피드백에 감정적으로 굴면, 그 사람은 다시는 네게 피드백해주지 않을 거니까."

그는 피드백이 직책과 연차를 막론하고 성장을 위한 유일무이한 수단이라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침묵이야말로 최악의 피드백입니다. '저 사람은 어차피 말해줘도 안 들어, 내버려둬'라는 뜻이니까요. 주변의 말에 휘둘리고, 상처도 많이 입었던 제게 그의 말은 드라마틱한 변곡점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 말 덕분에 개복치를 면하고 꽤 성장했습니다. 올해 초,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였습니다. 저는 성공을 확신하며 어떤 아이디어를 꽤 구체화해서 회의에 가져갔죠. 한 후배가 한숨을 쉬며 정확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지루해할 것 같아요. 그래서 뭘 하자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요." 

거의 10년쯤 어린 후배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멘탈이 멀쩡할 리 없었습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황급히 가방에서 종이와 펜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꼬치꼬치 캐물으며 받아적었죠.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가 뭘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요. 그런 피드백이 수십 차례 오간 뒤의 변화는 놀라웠습니다. 제가 받은 박수는 후배의 날이 선 피드백 덕분이었습니다.

 

압니다. '그건 그 후배가 좋게 피드백해준 거라 그렇죠.' 맞습니다. 저는 좋은 후배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죠. 많은 경우 우리는 무례하고, 비합리적인 피드백에 상처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피드백이든 상처받지 않는, 되려 성장할 방법이요. 이런 만고불변의 법칙이 있죠. 내가 어찌저찌해볼 수 있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오직 '나'입니다.

 

얼마 전 한 유튜버의 '쓰안쓰' 이론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쓰레기를 던졌을 때 내가 그걸 받지 않으면 그 쓰레기는 던진 상대의 것이라는 것이죠. '야, 그냥 무시해. 뭐 신경 쓰고 그래?'라고 말했던 제 친구의 말과도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던진 쓰레기에서 진주를 찾아낸다면요? 상대의 의도와 상관없이 우린 땡잡은 겁니다. 피드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우린 개복치처럼 주눅 드는 대신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하는 겁니다. 나, 여기서 뭘 겟할지요.

 

이건 그 방법에 대한 아티클입니다. 유난히 피드백이 아픈 개복치들이 덜 아프고 더 성장할 수 있게 시도해볼 만한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고요.

1단계) 피드백 제대로 분류하기: 그건 가스라이팅 아닌가요?

'이런 피드백까지 신경 써야 하는 건가요? 거의 가스라이팅이잖아요…' 울분에 차서 읽고 계신 분들 있을 겁니다. 아픈 경험을 많이 하신 분들이요.

  • "까라면 까라고. 그냥 시킨 대로 수정하면 될 거 아냐!" 시대를 역행하거나,
  • "초등학교 검정고시 나오셨나 봐요? 이걸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냐고…" 무례하거나,
  • "이게 그렇게 어려워? 모던하면서 화려하게. OK?" 비합리적이거나,
  • "(내가 뭐 잘 알진 못하지만) 대충 이렇게 고치면 되지 않나?" 모르면서 하는 말이거나,
  • "저라면 이런 문서는 민망해서 못 공유할 것 같은데요." 자신을 세우기 위해 말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