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500만', '음원 1위'의 뒤에는 기획자가 있었다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기존 광고의 문법을 깬 코카-콜라 제로 캠페인의 비하인드
  • 대중을 사로잡은 한 끗! 뉴진스다움, 뉴진스의 다름에 주목한 '리엔지니어링'의 과정과 협업 스토리
  • 광고 11년 차, 코카-콜라 코리아의 광고 담당자가 말하는 '좋은 기획'의 기준과 기획력을 키우기 위한 루틴까지!

Editor's Comment

'뉴진스 신곡인가?' 

지난 4월 공개된 <ZERO> 뮤직비디오를 재생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곧 "코카콜라 맛있다"는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오며, CM송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데도, '뉴진스다움'이 곳곳에서 느껴지기 때문에 영상을 끝까지 보게 되고, 귀에 맴돌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CM송 <ZERO>는 지니 1위, 멜론 4위까지 올랐습니다. 

 

도대체 왜, 누가, 어떻게 이 광고를 기획한 걸까요? 코카-콜라 이정민 님과의 인터뷰로 그 비하인드를 들어보았습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핵심이었습니다.

 

세상에 좋은 아이디어는 많지만 그 아이디어가 끝까지 잘 살아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여러 이해관계자의 피드백 등으로 아이디어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또는 기획자 스스로 지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정민 님은 기획자로서의 판단을 믿었습니다. 인터뷰를 읽으시면서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왜 성공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끄덕이게 되실 거예요.

 

[이거 기획한 사람 누구야?]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Interviewee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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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브랜드 한국 광고 담당자 이정민 매니저 ⓒ퍼블리

퍼블리(이하 생략): 정민 님,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이정민(이하 생략): 저는 11년 차 광고인입니다. 코카-콜라 코리아에 합류한 지는 2년이 되었어요. 현재 한국의 코카-콜라 광고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어요. 큰 캠페인들만 꼽으면, 뉴진스와 함께한 이번 캠페인이 코카-콜라에서 담당한 10번째 캠페인이었습니다.

 

캠페인을 기획할 때는 기본적으로 다음의 과정을 거칩니다. 가장 먼저 반응시킬 타겟이 누구인지 정하고, 그 타겟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결정합니다. 이어서 타겟과 소통할 수 있는 캠페인 구조를 설계하고, 세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한 제작 단계를 준비합니다. 모두 마친 후에는 어떤 성과를 거뒀고, 뭘 배웠는지도 평가하고요.

 

이번 캠페인의 CM송 〈ZERO〉가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1,558만 회가 넘고, 지니에서는 1위, 멜론에서는 4위를 기록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고요. 기획자로서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

네, 사실 음원 차트에서 20위권까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렇게 높게까지 갈 줄은 정말 몰랐어요. CM송이 주목받으면서 전설적인 CM송인 롤리팝, 초콜릿 등과 함께 언급되더라고요*. 광고인으로서 기분 좋은 결과였습니다. 은퇴하기 전에 뭐 하나 남겼구나 싶었어요. (웃음) 

* 관련 기사: "코카콜라 맛있다"…뉴진스가 부르니 CM송도 1위" (한겨레, 2023. 04. 04)

 

특히 브랜드 광고 담당자로서 대중이 틱톡이나 쇼츠에서 CM 송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코카콜라와 함께 노는 모습이 가장 좋았어요. 캠페인을 통해 우리 브랜드를 갖고 놀며 새로운 관계를 맺고 있는 거니까요. <코카콜라 맛있다>라는 후렴 파트에 대해 "우리 아이가 매일 부른다", "우리 반 애들이 다 따라 부른다" 같은 반응도 많았어요. CM송을 아이들이 불러주는 건 모든 광고인의 꿈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었지만, 회사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캠페인이었어요.

 

회사 차원에서 어떤 의미가 있으셨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캠페인은 코카-콜라 한국 지사의 기획이었어요. 그런데 파급력이 세계적으로 퍼지다 보니, 다른 국가 지사에서도 광고물을 쓰고 싶다는 연락이 오더라고요. 본사의 광고물이 지사로 가는 게 아니라, 로컬 언어로 제작된 지사의 광고물이 또 다른 지사로 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그동안의 캠페인에서는 없었던 성과였죠.

 

팀 차원에서도 이번 캠페인으로 브랜드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한 번 더 보여주었다는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역사가 긴 브랜드라 언제나 다음 세대와 호흡하는 게 숙제였거든요. 쉽지 않은 숙제죠. 그래도 이번에 뉴진스와 함께 헛발 디디지 않고 한번 해 봤다는 안도감과 의욕을 내부적으로 얻었던 것 같아요.

30초 광고 영상 ©코카-콜라

뉴진스다움, 뉴진스의 다름에 주목했어요

이번 캠페인에 대해서 코카콜라 브랜드와 뉴진스의 매력이 잘 살았다는 평이 많았어요. 그 비하인드를 더 여쭤보고 싶어요. 뉴진스와 함께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겠어요?

코카-콜라 글로벌의 전략과 연결된 부분이라, 거기부터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코카-콜라는 음악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작년부터 대대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