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기획서 템플릿부터 열지 말자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끌어올리는 '기획자의 생각 정리법' 4단계와 예시
  • 논리적이고 앞뒤 흐름이 맞는 기획서를 만들기 위한 작성 노하우
  • 기획력을 높여주는 🎁생각 정리 템플릿 & 기획서 노션 템플릿🎁

저자 이윤채 

게임업계 9년 차 기획자 > 프로필 더 보기

🧑🏻‍💼 팀장: "작년에 런칭한 플랫폼을 좀 더 고도화할 방법은 없을까요? 유저 유입도 떨어지는 것 같은데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점을 둘 만한 기획 아이디어도 정리해 줄래요? 내일모레까지 부탁합니다."

어느 날 팀장이 3일의 기한을 주며 기획 미션을 제시합니다. 너무 촉박한거 아니냐고요? 현업에서는 기획서를 번갯불에 콩 볶듯 빠르게 작성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아마 대부분 급한 마음에 일단 빈 문서를 열어 기획서 템플릿에 이것저것 내용을 넣어 작성하기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후다닥 쓰다 보면 중간쯤 왔을 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곤 하는데요. 앞뒤가 맞지 않거나, 처음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기획서가 전개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죠. 다시 앞으로 돌아가 내용을 검토하고 고민하다 보면 결과적으로는 애초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갑니다.

 

모든 일에 순서가 있듯 기획에도 문서를 작성하기 전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문제를 찾고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복잡한 상황을 정리하고 솔루션을 제시해야 하는 기획자라면, 타이핑하는 손을 잠시 내려놓고 본인만의 생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제게도 빨리 작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파워포인트나 워드로 기획서를 작성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재빠르게 기획서 작성을 시작했지만 어쩐 일인지 기획서를 쓸수록 자꾸만 일이 더디게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었죠. 충분히 내용을 고민하지 못하고 늘 무언가에 쫓기듯 기획서를 작성해놓고 다시 고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큰 틀 없이 써 내려간 기획서 탓에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허점이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이때부터 저는 기획자의 얼굴이 되는 '기획서'를 무조건 '빠르게'보다는 '제대로' 쓰기 위해 생각의 뼈대를 먼저 탄탄하게 만드는 것에 더 집중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 나름의 '생각 정리 공식'을 만들었는데. 오늘도 문서창을 열어놓고 머리를 감싸고 있는 기획자분들께 제가 주로 활용하는 '생각 정리 공식'을 몇 가지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어떤 흐름으로 생각을 정리해나가고, 기획서를 작성하는지를 예시와 함께 보여드리겠습니다.

 

기획의 기본 원리를 익힌 다음, 여러분들의 스타일에 맞게 조금씩 변형해보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Why~What, 4단계로 잡는 기획의 뼈대

기획자는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새하얀 스케치북 위에 무언가를 그려내는 사람보다는 아무렇게나 뒤섞인 퍼즐 조각들을 면밀히 살펴 제대로 맞춰내야 하는 사람에 가까운 것이죠. 따라서 무작정 글을 쓰기보다는 앞에 놓인 현상을 파악하고 문제를 짚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기획자마다 자신의 문서 스타일이 있겠지만, 저는 일단 PPT 또는 노션으로 생각을 정리합니다. 때로는 노트와 펜으로 하기도 합니다. 도구는 어떤 것이든 상관없어요. 여러분이 집중해서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든 좋습니다.

제가 활용하는 생각 정리 템플릿을 아래에서 받으실 수 있어요! ©이윤채

 

1) 기획의 출발은 왜(Why)다

기획자는 단순히 문서만 작성하는 사람이 아닌, 프로젝트를 기획·설계하고 완성될 때까지 일련의 과정을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이 기획을 요구한 사람의 니즈는 무엇인지, 현재 이 이슈가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자신의 논점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앞서 팀장이 준 미션을 요약하자면 '현재 플랫폼의 문제를 파악하고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제안해 달라'입니다. 이럴 때 기획자는 아래와 같이 파고들며 이 기획을 '왜' 해야만 하는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 현재 플랫폼에 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지
  • 유저 유입은 왜 줄어들고 있는지

물론 단순히 '위에서 시켜서요'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기획자이기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Why를 고민하고 찾아내면 본인 스스로 이 프로젝트를 끌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기획을 통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지 먼저 고민해봅시다.

 

2) 문제(problem)를 명확하게 정의하자

문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만으로 이미 절반은 기획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바로 '현상'만 보고 '문제'로 인식한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군은 얼굴에 뾰루지가 많이 올라오는 걸 보고 피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 피부과에 가서 약 처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약을 먹는 순간에만 일시적으로 호전되고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는데요. 

알고 보니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어 트러블이 얼굴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 보고 문제를 진단했기에, 올바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