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호황기에 쌓아둔 투자여력을 과용했다

본 글은 유진투자증권의 이상우 연구원이 지난 2014년 11월에 작성한 산업 전망 보고서 중 조선 부문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 글입니다.

* 보고서 전문 보기: '2015년 연간 전망: 조선 -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

[콘텐츠 발행일: 2016.08.25]

 

한국 조선업체의 이익률 회복은 과연 가능할까?

 

한국 조선업에 부여된 지난 9년간의 호황기(2004~2012)를 둘로 나눠보면, 글로벌 경기 호황에 따른 발주증가기 (2005~2008)와 리만쇼크 이후 실적호조기(2009~2012)로 구분된다. 이 중 후반기인 실적 호조기의 한국 조선업은 절실히 이후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진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모두가 내놓은 전략은 수익성을 즉시 담보할 수 없는 신재생에너지(특히 풍력)였다. 누구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언급할 정도로 당시 유행이던 분야에 간단히 참여 결정을 내린 것은, 향후 사업 유지에 대한 절실한 고민이 투영된 결과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당시 엄청난 이익이 확보되고 있었던 만큼, 즉흥적인 결정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2013년, 모처럼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시기에 한국 조선업체는 각각 50% 이상의 주가 상승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실적을 담보로 한 것이 아닌 발주 증가만으로 이뤄진 결과였다. 2014년 분기 실적에서 모두 확인한 것처럼, 대규모의 공사손실 충당금* 적립으로 끝났다.

 

주가 역시, 타 업종과 대비해봐도 대폭락으로 연결되었을 뿐이다. 뚜렷한 캐시카우(Cash Cow)가 될 수 있는 영역을 보유하지 못한 조선업체가 수익성 위주의 수주전략을 펼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을 뿐이다. 따라서, 이제는 과거 쌓아뒀던 성장 여력을 대부분 소진해버렸다.
​* 충당금(充當金); 차기 이후 지출할 것이 확실한 특정비용에 대비하여 미리 각 기간의 대차대조표 부채항목에 계상하는 금액을 말한다. 유동부채, 고정부채와 함께 부채항목의 하나다. - PUBLY

일본 조선업체의 사업구조가 시사하는 점

흔히 한국 조선업의 미래를 일본 대형 조선업체(종합중공업)에서 찾고자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일본 대형 조선업체는 유압기계, 정밀부품, 자동화 등 콤포넌트 기반의 기계업체(미츠비시중공업, IHI)이거나, 소비재 중심의 강한 경쟁력을 확보한 기계업체(가와사키중공업)가 하나의 사업부로 조선업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