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이제 트렌드가 아니라 현실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맞춰 재빠르게 발맞추는 다양한 일본의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 버려진 음식, 옷, 화장품, 일회용 용기가 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하는 생생한 사례
  • 환경 공헌 + 제품 자체의 매력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비법

※ [포스트 코로나, 도쿄의 변화한 소비 트렌드]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콘텐츠 발행일: 2022.11.14]

저자 정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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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 트렌드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친환경'입니다. 'ESG* 경영', 'SDGs**'라는 단어들도 쉽게 들을 수 있고 소비자들은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합니다. 

*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비재무적 지표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 발전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인류 공동의 17개 목표

 

특히 MZ 세대는 기업들의 친환경 활동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대학내일이 2021년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MZ 세대의 88.5%는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습니다. 환경 관련 콘텐츠 및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하는 사람의 비율도 44.2%에 이르고 있으며 환경 관련 챌린지와 캠페인에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도 53.4%에 달했습니다.  

 

이에 더해 많은 국가들이 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에 기업들은 상품을 개발할 때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활동 및 소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배달음식 주문 시 일회용품을 안 받거나, 쇼핑할 때 일회용 비닐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합니다. 또 일반 샴푸 대신 고체 비누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활동들을 통해 친환경 소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기업들 또한 환경 표지 인증을 받는다거나 종이 빨대와 같은 친환경 소재로 제품을 변경하는 것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환경에 공헌하는 사업 모델은 다양합니다. 생소한 자원을 재활용하거나 상품으로 만드는 서비스들도 속속 탄생하고 있고요.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친환경 관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든 소비하는 소비자든 어느 쪽에 있더라도 '친환경'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친환경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아이디어를 얻으시고 동시에 친환경 소비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지셔도 좋을 것 같아요. 

남겨진 음식의 재탄생

최근 먹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 폐기물인 소위 '식품 로스(food los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버려지는 음식물의 양이 연간 약 600만 톤, 금액으로는 약 9천억 엔(9조 원)의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양이라고 합니다. 

 

특히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도시락과 삼각김밥의 버려지는 양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식품 로스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버려질 운명에 처한 음식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다수 등장하고, 버려지는 식품을 유통하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리베이크: 팔리지 않은 빵을 저렴하게 사서 먹는 서비스 

로스 빵은 아직 먹을 수 있지만 팔리지 않고 남겨져서 버릴 수밖에 없는 빵을 의미합니다. 로스 빵은 베이커리 업계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로 수요 예측을 아무리 면밀히 해도 로스 빵을 없애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리베이크(Rebake)는 버려지는 빵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역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이 문제를 개선하는 최선책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서비스입니다. 리베이크는 로스 빵을 판매하려는 전국의 베이커리와 소비자를 매칭 하는 빵 전문 통신 판매 사이트입니다. 

 

리베이크가 식품 로스 중에서도 빵에 주목한 이유는 빵은 다른 음식에 비해 소비 기한이 길기 때문에 로스 빵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인이 경영하는 베이커리의 대부분은 인터넷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리베이크의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빵'이라는 점으로 차별화가 가능합니다. 

로스빵의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리베이크(rebake)

로스 빵은 점포의 사정 및 일별 판매상황에 따라 언제 재고가 생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로스 빵을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이 가게에서 로스 빵이 나오면 사고 싶다'고 예약을 해둡니다. 실제로 로스 빵이 발생하면 집으로 빵을 배달받는데, 인기 빵집은 예약 고객이 20~30명에 달해 때로는 몇 달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리베이크는 가맹점으로부터 시스템 이용료 및 결제 서비스 이용료로서 매출(배송비 제외)의 15%를 받습니다. 리베이크의 주요 고객층은 30~40대 여성입니다. 2019년 말에는 약 3만 명이었던 이용객 수가 2020년 5월에는 약 5만 명까지 회원이 빠르게 증가했고, 회원 증가 속도에 비해 운영이 확대되지 못해 신규 등록을 일시 정지했을 정도였습니다. 

 

식품 로스를 줄이는 것이 리베이크의 목표이지만 베이커리를 선별하는 기준은 '빵이 맛있는가, 이용자에게 매력적인가'입니다. 그래서 리베이크 웹사이트에서는 '식품 로스'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리베이크의 대표는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맛있는 빵을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타베테: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픽업해 먹는 서비스 

2018년 4월에 시작한 서비스인 타베테(Tabete)는 요리가 남아 버릴 수밖에 없는 음식점과 남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싶은 소비자를 매칭하는 플랫폼입니다. 반찬 가게나 레스토랑이 타베테의 앱에 저녁 시간 이후 팔리지 않고 남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등록하면, 근처에 있는 회원이 스마트폰으로 구입하고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픽업해 가는 서비스입니다. 

 

타베테는 지하철 역 안에 위치한 점포들이 많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날씨에 따라 지하철 이용객 수의 변동이 커서 때에 따라 남는 상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귀갓길에 들르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고요.

타베테의 사용방법 1) 가게 검색 2) 신용카드로 결제 3) 점포에 들른다 4) 구조(레스큐) 완료! ©타베테

타베테에 출품되는 음식 가격은 점포마다 다르지만 상한 680엔(한화 약 6500원), 하한 250엔(한화 약 2500원)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점포 측은 남은 음식이 소비자와 매칭 될 경우 타베테에 수수료로 150엔 (한화 약 1500원)을 지불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남은 음식을 구입하는 것을 '레스큐(rescue, 구조하다)'라고 불러 남은 음식을 먹는 것에 관해 부정이 아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한다는 점입니다. 고객들은 레스큐를 통해 친환경 활동에 동참하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