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예능, 판타지가 아닌 현실을 담다
💡 10분 안에 이런 내용을 알려드려요!
- 형식과 내용 면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변화하고 있는 드라마, 예능을 아우르는 뉴미디어 트렌드 엿보기
- 4억 8천만 조회수 웹드라마 <에이틴>, 과몰입 유발 <환승연애>, 나다운 개성과 실력 <골 때리는 그녀들> 등 히트 콘텐츠의 숨은 키워드
- 달라진 시청자의 니즈에 맞는 트렌디한 콘텐츠를 만드는 TIP
* [2023 트렌드의 거의 모든 것(feat. 키워드 정리 미리보기)]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 본 아티클은 2022년 10월 발간된 〈뉴미디어 트렌드 2023〉의 본문을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 콘텐츠 발행일: 2022.10.05
20년 전만 하더라도 <첫사랑>, <모래시계>, <대장금> 등의 드라마는 시청률이 50퍼센트를 넘었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대는 길거리가 한산할 정도였다. 시청 패턴이 조금 달라졌을 뿐 예나 지금이나 드라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은 여전하다.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 시대를 주도하는 트렌드가 무엇인지, 시대상의 변화를 파악하기에 드라마만큼 좋은 콘텐츠도 없다.
최근 들어서는 남녀의 성 역할, 연애와 결혼 등을 둘러싼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우리 사회는 이전과는 다른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드라마 역시 이런 사회적 변화들을 발빠르게 담아내고 있는데, 우리나라 드라마의 경우 2010년 중반을 기점으로 그 변화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드라마의 경우 10대를 위한 하이틴 로맨스물이 더러 있기는 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었다. 방송국 입장에서도 가족이 함께 보기에 껄끄럽지 않은 콘텐츠 위주로 가급적이면 사회 통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신경 썼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10대들은 부모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로맨스를 보는 것을 꺼렸다.
이러한 10대들의 갈증과 니즈를 채워준 것은 바로 웹드라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제작된 웹드라마들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서비스되기 시작했고,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었던 덕분에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4억 8천만 조회 수, 10대가 반한 웹드라마 〈에이틴〉의 등장
* 2018년 첫 공개된 웹드라마 〈에이틴〉 1화 ⓒPLAYLIST ORIGINALS 플레이리스트 오리지널
플레이리스트가 제작한 〈에이틴〉의 경우 시즌1, 2를 통틀어 약 4억 8,000만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1020세대들이 선호하는 만큼 웹드라마를 유심히 관찰하면 어린 세대들이 어떤 사랑을 꿈꾸는지, 그들 사이의 트렌드는 어떠한지 빠르게 캐치할 수 있다. 더구나 그 파이가 날로 커지고 있어 유심히 지켜봐야 할 콘텐츠 분야다.
웹드라마가 보편화되면서 퀄리티를 높이고 차별화를 하려는 시도들도 이어졌다. 하지만 더 좋은 화질을 위해 장비에 투자하거나 기존 촬영 기법을 흉내 내는 것은 그다지 주효하지 않았다. 1020 세대들은 예쁜 디자인과 색감을 활용한 브랜딩 전략에 반응했다. 또한 등하교 시에도 들을 수 있도록 웹드라마만의 OST를 제작하는 형태의 시도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웹드라마 중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으로는 플레이리스트가 제작한 〈연애포차〉, 〈에이틴〉, 〈연애플레이리스트〉, 와이낫미디어의 〈전지적 짝사랑 시점〉,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등이 있다.
기존의 웹드라마는 8부작 안팎으로 제작되어 시즌제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드라마도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최근에는 에피소드 형태로 하나의 콘텐츠에 하나의 이야기를 담아 공감대를 자극하는 단막극형 웹드라마의 반응이 훨씬 좋다. 코미디에서 하이퍼리얼리즘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처럼 웹드라마도 궤를 같이해 시청자들이 충분히 겪어봤음직한 상황 설정 위에 현실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디테일을 펼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현실성을 얼마나 잘 담아내는가, 그 안에서 공감대를 얼마나 잘 이끌어내는가다.
주요 작품으로는 짧은대본의 〈연애 초반 특〉, 〈전 여친 생각날 때〉, 〈자기 혐오〉, 〈바람피우는 유전자〉, 픽고의 〈자존감 낮은 연애 특징〉, 〈나한테 돈 안 쓰는 남친 특징〉, 〈연인 사이에 자주 하는 거짓말〉, 〈술자리 남자 여우짓 특징〉 등이 있다.
기존 흥행 공식을 깨다: 더 리얼하게, 더 솔직하게
극공감 과몰입 유발하는 연애 버라이어티
일반인들의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꾸준하게 사랑을 받아온 장르다. 이 장르들이 최근 들어 더욱 다양화되면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드라마도 아닌 일반인들의 로맨스를 엿보는 것은 왜 재미있을까?
연애 버라이어티의 가장 큰 재미 요소는 먼저 처음 만나는 일반인 남녀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들은 평범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사회와 단절된 채 1주 남짓을 보내게 된다. 주어진 시간 동안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종국에는 사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마음 상태를 따라가며 감정 이입을 하거나, 허구가 아닌 일반인의 리얼 연애를 지켜보며 일종의 관음적인 재미를 느끼게 된다.
드라마나 웹드라마가 시대상의 변화를 투영한다면, 연애 버라이어티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현재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등장하는 출연자들은 시청자와 동시대를 살고 있으며, 실제 인물의 실제 연애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과되지 않은 가장 현실적인 연애상을 볼 수 있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연애 버라이어티의 콘셉트와 등장인물들도 다양화되고 있다. 예전에 종영된 SBS 프로그램 〈짝〉의 경우 대부분 결혼 적령기의 싱글 남녀가 출연했고, 돌싱은 매년 특집 편으로 다룰 정도로 비중이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전에는 사회적인 통념상 정상 범주에 속하는 연애 버라이어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유형, 현실적인 연애를 다룬 버라이어티가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