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화의 전부, 사람

가보지 않은 길, 플랫폼과 콘텐츠 따로 또 같이

내가 인정하는 사람이 나를 믿어줄 때

중심을 잡고 군더더기를 빼다

카카오 공동대표 조수용: 선한 직원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라

김지수

저자

해냄출판사

콘텐츠 제공

유정미

편집

<q>💡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ul><li>카카오 공동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수용이 말하는 자율적 기업 문화</li><li>독점 아닌 개방을 추구하는 카카오의 콘텐츠 &amp; 플랫폼 전략</li><li>'내려놓음'에서 발견하는 창의성, IT와 현실을 연결하는 일의 가치</li></ul>※ <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s://publy.co/series/75">[일터의 문장들]</a> 시리즈의 콘텐츠입니다 ※*본 콘텐츠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시리즈를 엮은 도서 <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883693">&lt;일터의 문장들&gt;</a>의 본문 내용을 퍼블리 콘텐츠 팀이 선별,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q><q>저자 김지수질문하고 경청하는 26년차 기자. 패션지 &lt;마리끌레르&gt; &lt;보그&gt;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경제미디어 &lt;조선비즈&gt; 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nbsp;🎤 Interviewee 조수용카카오 공동대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IT 세계와 진짜 세계에서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신념의 수호자.</q>

<q>조수용을 처음 만난 건 2016년 가을,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카카오로 간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였다. 당시 나는 호텔, 잡지, 식당, 가방, 부동산 개발 등 손을 대는 것마다 히트시키는 그의 감각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nbsp; &nbsp;2003년부터 창립 멤버로 네이버 최연소 임원이었던 그는 2010년 한창 잘나갈 때 사옥을 짓고 나왔다. 이후 지독하게 아날로그적인 자기 사업에 집중했다. 크리에이티브 집단 '<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johcompany.com/">제이오에이치(JOH)</a>'의 대표로서, 광고 없는 브랜드 잡지 <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s://magazine-b.co.kr/">&lt;매거진 B&gt;</a>나 영종도의 '<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s://www.nesthotel.co.kr/">네스트 호텔</a>' 등은 그가 네이버 시절에 만든 초록 검색창이나 사옥 그린팩토리만큼이나 '조수용'이라는 이름에 가치를 더했다. &nbsp;왜 조수용이 손을 대면 온라인 세상에도 오프라인 세상에도 새 길이 생기는 걸까. 아날로그 대륙의 최고 시민권자이자 동시에 디지털 신대륙의 권력자인 조수용. 양 대륙에 다리를 걸치고도 버거운 기색이 전혀 없는 그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nbsp; &nbsp;우리는 몇 세기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놀라운 혁신과 기회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기술의 힘으로 리얼 월드의 삶을 건강하게 바꿀 수 있다고.<blockquote>IT 기술과 네트워크의 힘이 진짜 사람의 삶을 바꿔야 하는 거잖아요. 진짜 세상에서의 삶은 폐인인데, IT에서만 풍족하다 그러면 그 패러다임은 끝난 거예요.&nbsp; '진짜로 건강하게 살고 있나? 진짜 삶이 편해졌나? 그래서 행복하고 즐거운가?'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완성이 되는 거죠.</blockquote>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 공동대표 2년 차를 맞은* 조수용은 그가 말했던 당시의 밑그림을 착실하게 실현하고 있었다. 신대륙을 정비하듯 플랫폼과 콘텐츠 투 트랙으로 디지털 시티의 교통정리를 끝냈고, 온라인의 끝에 맞닿은 실제 세상과의 협업도 나날이 늘고 있다.* 2019년 10월 기준. 2022년 3월 부로 사임 예정&nbsp;두 세계의 끝을 경험했던 조수용의 삶이 비로소 화사하게 정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조수용을 만났다. 명상과 요가로 단련된 디지털밸리의 리더는 외모도 말투도 군더더기 없이 말끔했다.</q>엘리베이터도 직원들과 함께 줄 서서 타더군요.네. 저도 김범수 의장도 다 한 줄로 서서 타요. &nbsp;보통은 CEO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거나 그 앞에서 직원들이 홍해처럼 갈라지는데요.전용은 있을 리가 없고요. 제 방도 얼마 전에 만들었어요. 그전까진 누구나 예약해서 쓰는 회의실을 예약해서 사용했고요.&nbsp;여기선 주로 무슨 일을 합니까?이야기를 합니다.&nbsp;하루 종일 어떤 이야기를 하지요?경영이라는 건 여럿이 같은 일을 이뤄가는 거예요. 공감이 가장 중요해요. 동료, 파트너들에게 '이 일이 맞다'라고 느끼도록 서로를 설득하는 거죠. 어떤 상황을 나와 비슷하게 느끼도록 시야의 각도가 비슷해지도록 자발적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정말 많은 대화를 합니다.&nbsp;'신뢰, 충돌, 헌신'이라는 카카오의 사훈이 참 좋더군요. 신뢰에 기반해 충분히 논쟁하고 부딪히며 나온 결론에 대해 모두가 한 방향으로 헌신하자는 뜻이라고요.네. 그런데 사훈은 아니고 핵심 가치예요. 김범수 의장이 가장 경계하는 게 자율성을 해치는 거예요. 카카오톡 개편도 다 알아서 하라고 맡겨두는데 문화가 경직되는 조짐이 보이면 바로 뭐라고 해요. 자율성이 없으면 카카오의 분방한 문화를 지킬 수 없어요.&nbsp;<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441088">&lt;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gt;</a>라는 책을 쓴 '대니얼 코일(Daniel Coyle)'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가 말한 구글과 픽사의 기업 문화가 연상됐습니다. 창의성은 어떤 말이든 나눌 수 있는 안전한 분위기에서 나온다는 거죠.동의해요. 물론 통제가 안 되고 제멋대로인 사람도 있겠죠. 어찌 보면 회사가 수직 계통이 확실해야 빨리 전진할 수 있는 거 아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nbsp;&nbsp;하지만 충분히 대화를 나눈 후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헌신도가 높아져요. 100퍼센트 동의가 안 돼도 미련이 안 남죠. 저도 제가 반대한 결정에 미련 없이 따릅니다.<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3oth3oks7q81w.cloudfront.net/images/2022/01/14/1642145444_h8oVCYlQnKUgHbzhGPociQA5TnHpFIDxHZqizMD4.png"><figcaption>카카오의 기업 문화 ⓒ카카오</figcaption></figure>직원들이 카카오를 안전하고 계층이 없다고 느낄 거라고 확신하나요?천차만별이겠죠. 저는 수천 명의 직원, 노조까지 있는 대기업을 경영하고 있어요. 다만 중심은 확실해요. 우리 인재상은 유능하고 열정 있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에요.&nbsp;저는 좋은 친구들이 안전하고 계층이 없다고 느끼는 게 중요해요. 그걸 전체 직원으로 확장하진 않아요. 우리가 고마워하는 친구들이 우선이지요.&nbsp;선한 마음을 가진 직원들의 안전감이 중요한 포인트군요.조직에는 좋은 정책을 악용하는 골칫덩이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는 선량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기준으로 정책을 펼쳐요. 스스로 룰을 정하는 자율 근무제도 그렇게 나왔고요.<q>카카오 직원들은 근무 시간표를 직접 짠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한 달 동안 160시간만 일하면 된다. 오늘 12시간 근무하고, 내일 1시간만 일해도 된다. 출퇴근 시간도 따로 없다. 개인의 자율이 극대화된 시스템이다. 만약 고의로 자율 시스템을 악용하면? 해고에 가까운 중징계가 기다린다.</q>선량한 직원과 골칫덩이 직원을 어떻게 구분하나요?저는 보면 딱 알아요. 회사의 오너가 누구를 CEO로 선임하는가가 그 기업의 컬처잖아요. 그 컬처가 팀장과 리더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내려오죠. 능력, 열정,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꼼꼼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은 설계할 수 있어요.&nbsp;&nbsp;하지만 이미 직감적으로 알죠. 사람은 비슷한 사람을 알아보거든요. 그래서 누가 승진하고 누가 회사를 떠나는가가 기업 문화의 전부예요.&nbsp;누가 남고 떠나는가가 기업 문화의 전부다… 핵심이군요.네. 그래서 지금 저와 여민수 대표, 우리 성향에 근접한 사람들이 힘을 내고 있겠지요.&nbsp;그렇다면 조수용과 여민수는 어떤 성향의 사람들입니까?일단 서로를 너무 잘 알죠. 네이버 시절, 같이 일을 했으니까요. 여 대표는 광고 영업을 하던 분이고 저는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 사실은 둘이 한편이 되기 힘들어요.&nbsp;광고에서 돈 벌려는 순간 제품의 모습이 일그러지기 쉽고, 제품을 너무 고고하게 하면 수익이 떨어져요. 어쩔 수 없이 서로 경멸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우린 친했어요. 저는 그런 사람 중에서 비즈니스적이었고, 여 대표는 감각적이었죠. 저희는 놀랄 만큼 비슷합니다.&nbsp;또 어떤 면이 비슷하죠?의외로 인간적이에요. 숫자를 쫓지만 숫자보다 의리나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너무 진지하기보다는 재밌는 걸 좋아하죠. 일에 너무 목매지도 않고요. 가장 비슷한 건 사심이 없다는 거예요.&nbsp;사심이 없다?&nbsp;의사 결정 상황에서 개인의 욕망을 앞세우지 않아요. 사심을 빼면 의견을 내는 데 자유롭죠. 계열사가 많은 카카오식 경영에서 어느 한 회사가 '나의 이익'만 추구하려는 순간, 공동체엔 균열이 일어나요. 이때 누군가는 손해를 감수해야죠. 이해 관계의 수식에서 가장 먼저 '나를 빼면' 사안은 심플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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