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앞두고 한없이 작아진 순혈 문과생을 위하여

['순혈 문과생'을 위한 취업 전략] 시리즈 콘텐츠입니다 ※

 

문과생들은 취업할 때가 되면 문송해집니다. 분명히 나는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취업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죠.

  • 직무경험이 중요하다는데, 내가 했던 대부분의 경험은 모두 직무와 관계없는 것들뿐이고, 믿었던 전공마저 회사와는 아무 관련성이 없어 보입니다.
  • 나에게 맞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는데, 내가 잘하는 일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코딩을 배워야 할지, 아니면 그나마 많이 뽑는다는 영업이라도 열심히 지원해 봐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취업이 잘 안 된다고 해서 문과생들이 대학생활을 헛되게 보냈다거나, 그들이 쌓아온 역량이 회사에서 전혀 쓸모없는 것일까요? 문과생 출신 8년 차 직장인이자 7년 차 취업 멘토인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만 해도 주변에 '일잘러' 라고 불리는 분들의 전공은 사학과, 불문학과, 행정학과 등 매우 다양합니다. 제가 멘토링을 했던 분들 중에는 취준 시절에는 힘들었지만 입사 후에 출중한 능력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다만 다른 전공자들에 비해 문과생들은 취업 시장에서 자신의 역량을 표현하는 데 조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뿐입니다.

 

순혈 문과생분들이 대학생활에서 쌓은 역량 중에는 암묵지(tacit knowledge)가 많습니다. 코딩, 디자인, 회계처럼 역량의 성장이 눈에 보이는 명시지(explicit knowledge)와 달리 빙산의 수면 아랫부분처럼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역량들이 대부분이죠.

 

디자인을 전공했으니 디자인을 시키면 되겠다는 생각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국문학을 배운 사람에게 어떤 업무를 시켜야 할지는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결국 문과생은 자신들이 가진 역량을 표현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어 보여줘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를 해냈을 때 취업시장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찾을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 말은 쉬운데 어떻게 하나요?

저는 지난 7년간 문과생 전문 취업 멘토로서 1:1 멘토링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적어도 1시간 이상은 멘티분께서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실 수 있도록 했는데요. 제가 이런 방식을 유지했던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저와 상담을 하는 대부분의 멘티분들은 무의식적으로 사전 필터링을 거쳐, 본인이 생각하기에 회사와 관계없다고 생각되는 본인의 이력과 경험들은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문과생의 특징상 회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경험 자체가 적을 가능성이 큰데, 본인의 자체적인 필터링까지 거치면 취업 전략을 세울 경험 소스가 남아있지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