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밖의 언어: 브랜딩을 위한 언어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20년 10월에 발간된 <2021 트렌드 노트: 공통의 경험, 새로운 합의>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0.11.12]
더 구체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
프랑스 파리 기반의 스웨덴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는 2006년부터 시작한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이자, 역사가 곧 자산인 럭셔리 브랜드가 자신의 자산을 언어로써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탁월한 예이기도 하다.
아크네는 2016년부터 '아크네 아카이브'라는 방식의 온라인 컨셉스토어를 운영해왔다. 아크네 아카이브에서 선보이는 제품들은 이전 컬렉션의 제품군이나 쇼피스들이다. '스톡'(stock)이나 '아웃렛'(outlet)으로 표현할 법한 컨셉이지만 아크네는 '아카이브'(archive)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헤리티지를 스스로 창조하고 브랜드 자산을 풍부하게 만든다. 그저 다른 언어를 사용했을 뿐이지만 효과는 엄청나다.
물론 패션계에서 아카이브는 전혀 새로운 어휘가 아니며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브랜드 자산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그 어휘를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48시간짜리 온라인 팝업스토어의 명칭으로 활용하면 (스톡홀름에 있는 동명의 오프라인 스토어로 먼저 시작했다) 자신만의 어휘를 바탕으로 브랜드 자산을 늘려가는 창의적 방식이 된다.
이제 아크네의 팬이라면 아카이브란 단어와 아크네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 아카이브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아크네에 가장 부족한 것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탁월한 언어전략이라 하겠다. 게다가 아크네 아카이브 온라인 스토어는 공개와 동시에 품절되기 일쑤니 의미와 흥행성을 모두 갖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