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농장 직거래 브랜딩, 파머스파티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20년 7월에 발간된 <손을 잡는 브랜딩>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문수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 사과 농장의 이름은 원래 '봉화농원'이다. 삼형제가 함께 사과밭을 일구고 계신데, 우리를 찾아낸 분은 막내인 이봉진 사장님이다. 사장님은 원래 우리에게 웹사이트와 사과박스, 이렇게 두 가지 항목의 디자인 작업을 의뢰하려고 했다. 

디자인 발주의 이유는 '더 이상 유통 시스템의 갑질에 고통받고 싶지 않다'는 명확하고 간결한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고객과의 직거래이며, 그 방법의 일환으로 디자인을 활용하고 싶다고 했다. 2010년에 농장 직거래를 위한 브랜딩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다양한 플랫폼이 에이전트 역할을 해 고객과의 접점이 많아진 지금도 개인 농장이 직접 직거래를 성공시키기는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농부 아저씨는 그 어려운 걸, 그 당시에, 꼭 성공해 보이겠다고 했다. 

농부 아저씨와 미팅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가 덥썩 프로젝트를 맡겠다고 했고, 역으로 사장님에게 새로운 제안을 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좀 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 같으니, 전반적인 브랜딩 프로젝트를 함께하자고 말이다. 결국 사장님을 설득했고, 이 일은 이제 막 시작된 브랜딩 회사 '액션서울'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액션서울에 합류하여 함께 파머스파티를 만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