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부지원사업 도전기

디자인, 영업, 고객관리 등 한 회사가 할 법한 일을 혼자 도맡아 하다 보니 번아웃이 왔다. 게다가 할머니 병간호까지 해야 했으니 매일 하얗게 불태우는 긴장 모드로 지치게 마련이었다.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불안감과 유혹에 휩싸였다.

 

사업을 내려놓아야 하나 흔들리던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 청년 창업가를 위한 정부지원사업 공고를 보게 되었다. 평소라면 무심코 넘겼을 정보였지만, 자금지원과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 조금이나마 숨 쉴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보였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기획했고, 인터넷과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마감 전에 서류를 제출했다. 사업마다 다르지만 보통 신청서, 사업계획서, 증빙자료 정도를 요구하는 편이다.

핵심은 당연히 사업계획서다.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서류를 봐야 하는 심사위원을 고려해 핵심을 정확하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계획서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심사자 관점으로 생각하면 쉽게 작성할 수 있다.

사업계획서는 한 번 만들어 놓고 끝이 아니라, 그림 그리듯 덧칠하고 수정하며 완성해야 한다.

심사위원이 좋아하는 사업계획서 쓰는 Tip


1. 사업 공고문을 통해 사업 성격과 관련 기관의 니즈를 파악한다.
2. 사업명은 읽자마자 이미지가 연상되도록 목적과 핵심을 담아 짓는다.

3. 가독성을 고려해 서술식보다는 개조식*으로 짧고 간결하게 구성한다.

4. 사실 위주의 이미지, 그래프 사용으로 전달 효과를 극대화한다.

5. 파악한 니즈를 토대로 정성적 혹은 정량적인 기대 효과를 어필한다.

* 글 앞에 번호를 붙여 가며 중요한 요점이나 단어를 나열하는 식

'급조한 아이템이 설마 뽑히겠어?'라는 생각을 했는데, 운 좋게 서류 합격 통보를 받았다. 당시만 해도 흔치 않은 아이템이었고, 실현 가능성도 높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당장 일주일 후 최종 선정을 위한 발표를 해야 했다. 정부지원사업은 남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내 일이 되니 얼떨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