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시작합니다
저자 권율
패션, 전자, 통신, 외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는 일을 해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창업 전선에 나서 재도전의 아이콘을 자처하고 있다. '한 게 없는 사람이 아닌 한계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능력치의 스펙트럼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학교·기업 출강과 멘토링쇼 등의 강의 활동도 한다.
'20대 후반인 네가 무슨 사업이야?'
'사업은 결코 만만치 않아. 잘 다니던 직장 때려치우고 나가서는 대부분 망하더라.'
'사업은 다 빚으로 한다.'
'내 아는 누구는 결국 다시 취업하더라.'
'3년은 어떻게든 버티고 5년째, 7년째 되는 해가 고비다. 그 시기를 잘 넘겨야 한다.'
처음 창업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들은 말이다. 그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칠 때라, 이렇게 걱정어리고 추상적인 조언이 다른 나라의 '카더라' 통신처럼 와닿지 않았다.
오늘 낮에 한 IT 스타트업 대표님과 미팅을 했는데 우연히 서로의 창업 경험담을 주고받게 됐다. 창업 전엔 다 잘 될 거라고 믿고, 설사 안 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게 나란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는 말에 무릎을 치며 공감했다.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씁쓸한 대화였다.
창업하는 사람은 대부분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꾼다
하지만 모두가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없다
나도 내가 창업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CEO 명패가 있는 테이블에 근사하게 앉아있을 줄 알았다. 지금 나는 집 부엌 한 켠에 자리한 식탁에서 이 글을 쓴다.
창업하기 전 나는 '프로이직러'로 불렸다. 전공이자 주 업무인 디자인이나 브랜딩보다 구직 관련 강연을 더 많이 제안받았을 정도다. 자타공인 프로이직러가 된 것에는 나름 불문율을 깨며 능동적인 이직을 한 경험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