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맞춰 방송국을 뛰쳐 나가다

콘텐츠의 시작은 스스로의 취향을 아는 것부터

불로영생이 꿈, 재미는 무한하니까

여운혁 PD "대중의 취향을 고려한 적은 없어요"

미스틱스토리

콘텐츠 제공

권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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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class="image editorial-image-interviewee"><img src="https://d3oth3oks7q81w.cloudfront.net/images/2020/04/16/1587025213_CBNnKrCkRDAeCIKYajJkYvOhxwWHdrSSWMVpI0kT.jpeg"><figcaption>©미스틱스토리</figcaption></figure><blockquote>여운혁, 미스틱스토리 영상사업 부문장1993년 MBC PD로 입사해 '느낌표', '무한도전',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등을 성공시킨 예능계 대부로, 2011년 JTBC로 이적해 '썰전'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미스틱스토리에서 '빅픽처', '무엇이든 물어보살', '스튜디오 음악당' 등을 제작했다.</blockquote>

<q>이전 쳅터에서 말했듯 미스틱스토리는 연예기획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프로그램 제작도 한다. '물어보살'과 &lt;페르소나&gt;가 대표적이다. 이런 변화는 여운혁 사장을 영입하면서 시작되었다.** 관련 기사: <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30006615795096&amp;mediaCodeNo=258">여운혁 JTBC 국장, 미스틱엔터 이적 "영상콘텐츠 기획, 제작"</a> (이데일리, 2017.1.6)&nbsp;그가 오고 영상사업부가 생겼고 미스틱스토리가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넓어졌다. 물론 이런 변화는 미스틱스토리가 처음은 아니다. SM은 <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www.smcultureandcontents.com/ko/main/main.asp">SM C&amp;C</a>를 설립해 '우리동네 예체능', '질투의 화신' 등을 제작하며 콘텐츠 제작사로서 입지를 다졌다.&nbsp;이는 산업의 변화와 연결된다. 지상파가 대중에 유일한 접점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곧 케이블 TV와 종편이 탄생해 대중과 만났다. 지금은 카카오, 네이버, 유튜브 그리고 OTT*까지 수많은 접점이 생겼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주목받으며 예능인이 설 무대도 많아졌다. 방송국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제작사의 힘은 강해졌다.* Over The Top의 약자.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nbsp;매니지먼트는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방송국-제작사-매니지먼트'라는 가치사슬에서 매니지먼트가 제작사의 기능까지 수행하면 더 큰 파이를 먹을 수 있지 않을까?&nbsp;SM이 그랬고 미스틱스토리도 그랬던 것처럼 매니지먼트사가 제작사를 설립해 콘텐츠 제작까지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nbsp;이 시점에 여운혁 PD가 있었다. MBC에서 '강호동의 천생연분', '황금어장-천기누설 무릎팍도사',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JTBC 총괄 CP로 '썰전', '아는 형님', '냉장고를 부탁해' 등을 성공시키며 JTBC 개국공신으로 예능의 초석을 다졌다. &nbsp;그리고 그는 불현듯 미스틱스토리로 떠났다.</q>[콘텐츠 발행일: 2020.04.24]&nbsp;Q. 어떤 마음으로 이적하셨나요?윤종신 대표 프로듀서와 조영철 대표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 때문이었어요. 가치나 비전에 동의했다기보다 두 사람의 인격을 믿고 함께 합을 맞추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nbsp;사실 인생에 방향성이 없는 편이에요.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살아본 적 없어요. 눈앞의 일을 잘해서 주위 사람에게 창피 주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살죠. 상식적인 직장인 기준에서 이상하게 보일지 몰라도 전 그렇습니다. 나를 잘 알고, 내가 일하기 편하고, 마음 맞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요. (웃음)&nbsp;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방송국에서 나올 시기에 마치 둑 하나가 터지듯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안에서는 느끼기 어려웠지만 변화가 오고 있었죠.<big>이제 시간 많을 때 넷플릭스를 보고 시간 없으면 유튜브를 보죠&nbsp;</big>굳이 방송국에 자리 지키고 있어봤자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제가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방송국에서 해볼 건 다 해봤습니다.&nbsp;&nbsp;Q. 방송국에서 일할 때와는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간단하게 돈이죠. 방송은 광고에서 수익이 납니다. 그래서 영업, 마케팅이 잘 세팅되어 있죠. 하지만 여긴 작은 조직이라 상황이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들고 싶다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만들 수 없어요. 조직을 위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중요한데 그걸 만드는 게 쉽지 않습니다.&nbsp;Q. 미스틱에서 미스틱스토리로 사명을 바꾸면서 느낀 변화가 있나요?스토리는 이 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일상적으로 해내고 만들어야 하는 일입니다. 엔터테인먼트도 결국 스토리가 중요해요. 가수도 음악뿐 아니라 가수의 성장 자체 스토리에 매력이 있을 때 성공하잖아요.&nbsp;콘텐츠 업은 사람들을 후킹(hooking)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를 만드는 건 그다음입니다. 일단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끔 그들의 시간과 마음을 뺏어야 해요. 그게 본질입니다. 그래서 엔터테인먼트냐 스토리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바뀐 건 없습니다.&nbsp;Q. 영상사업부 대표십니다. 지향점이나 주력할 콘텐츠가 있다면?&nbsp;의도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듯 의도를 가지고 살아본 적도 없습니다. 기획 의도가 뭐냐고 물어볼 때가 가장 당황스러워요. 재미있는 게 뭐냐고 물어도 설명하기 어렵고요. 관심사가 다양해서 어느 한 분야를 꼽는다는 것 차제가 장벽처럼 느껴지거든요.&nbsp;손해가 아니라면 하고 싶은 걸 다 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a target="_blank" rel="noopener noreferrer" href="http://kkfestival.kr/">'ㅋㅋ페스티벌'</a>*과 '물어보살'은 전혀 다르지만 모두 재미있었어요. 돈 벌어야 한다는 고민은 하지만 뭐가 돈이 되는지 아는 재주는 없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이 비즈니스로 채우는 식이죠.* 배달의 민족과 미스틱스토리가 주관한, 늘어지게 먹고 노는 것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형태의 축제로 2019년 5월 25일에 열렸다.&nbsp;Q. 콘텐츠 프로바이더로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플랫폼의 특성을 얼마나 고려하나요?&nbsp;최우선으로 고려하진 않습니다. 먼저 재밌는 것을 기획하고 그다음에 '어느 채널' 또는 '어느 플랫폼'에 맞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찾아갑니다. 특정 채널과 플랫폼에 맞춰 기획하는 것은 채널과 플랫폼이 콘텐츠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큽니다.&nbsp;'물어보살'이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TV 예능으로 기획했으면 지금의 포맷으로 구성하지 않았을 거예요. 오프닝이 있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전형적 구성을 따랐겠죠. 지금의 '물어보살'은 전형적으로 디지털용 숏컷을 모아놓은 구성입니다. TV 방송용이 아니죠.<figure class="image"><img src="https://d3oth3oks7q81w.cloudfront.net/images/2020/04/13/1586748024_QsQdXW1D4yciKRqcLjwF131j0FaGOgX5SMSotjeX.png"><figcaption>서장훈과 이수근이 보살 컨셉으로 의뢰인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프로그램 ©'물어보살' 공식 페이스북</figcaption></figure>Q. 타 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와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데요. 영상사업부도 그런 계획이 있나요?저희도 시작할 겁니다. 일단 서장훈 씨와 김영철 씨가 먼저일 것 같습니다. 제가 예능감 있는 사람들과 합이 잘 맞거든요. 아티스트는 무조건 유튜브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업에 전문성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지만 유튜브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거든요.&nbsp;유튜브는 기존 매체에서 보여주지 못한 가능성을 스스로 보여줄 수 있는 게 강점이에요. 예능에서 패널로,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나와도 그건 남이 만들어준 거잖아요.&nbsp;아티스트가 유튜브를 하고 싶다고 하면 PD를 붙여 무조건 도와줄 생각이에요. 제가 일방적으로 찍어주는 방식은 유튜브 자체와 맞지 않고요. 유튜브는 스스로 기획해야지, 타인의 기획을 따르면 매력 없습니다. 아티스트의 매력과 장점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티스트 본인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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