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카테고리를 차지할 것인가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5년 5월에 발간된<나음보다 다름>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면도기'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뭔지 물으면 질레트, 쉬크, 도루코 등을 말한다. 그렇게 떠오른 브랜드들을 고려 상표군(consideration set) 또는 환기 상표군(evoked set)이라 일컫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게 떠올라서 큰 궤도를 그리는 인공위성, 즉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를 최초 상기 브랜드(top-of-mind brand)라 부른다.

 

일단 면도기 행성에서 가장 활발하게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질레트, 쉬크, 도루코 등이다.

 

그리고 면도기 행성의 주변에는 위성이 있다. 지구에 달이라는 위성이 있듯이. 전기 면도기 위성이나 일회용 면도기 위성이 그것이다. 전기 면도기 위성에서는 브라운과 필립스 등의 인공위성이 빛을 발하고 있고, 일회용 면도기 위성에서는 빅이 가장 눈에 띈다.

소비자 머릿속의 브랜드 은하계 ©북스톤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알 리스(Al Ries)와 잭 트라우트(Jack Trout)는 각각의 카테고리를 고지(高地)에 비유한다. 면도기 고지에서는 질레트가 깃발을 꽂았다고 표현하는 식이다. 나쁘지 않은 접근법이나, 카테고리의 크기가 변하거나 변형되어 새롭게 형성된 카테고리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그것이 고지이든 행성이든, 묘사하려는 것은 제품의 카테고리다. 어떤 브랜드가 새롭게 포지셔닝할 때는 그 카테고리의 대표 브랜드와 비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즉 어떤 브랜드와 유사점(POP)을 취할 것인지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어떤 카테고리에서 싸울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령 전기 진동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한양면도기'가 있다고 하자. 한양면도기를 수동면도기 카테고리에 놓는다면 "질레트처럼 예리한 칼날을 갖췄지만(유사점), 전기 진동 방식이라 피부를 효과적으로 보호해줘요(차별점)"라고 포지셔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