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율경영 조직이 되기 위하여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1월에 발간된 <네이키드 애자일(Naked Agile)>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가장 바꾸기 어려운 조직을 바꾸는 것, 그것도 전에는 없던 방식으로 뒤엎는 것은 말 그대로 '파괴적 변화'다. 기업은 이를 두고 혁신을 위한 조치라 홍보한다. 이 자체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필자도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구조의 변화가 필수라고 강변하고 있고 실제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이라면 이 점을 반드시 숙고해야 한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이 근본적으로 애자일의 근본 바탕이 되는 속성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고 조직 경영 방향에 대한 눈높이를 일치시키기도 전에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이유로 외부 전문가의 손을 빌려 피상적으로 조직에 손을 대는 것은 말 그대로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 현장에서 기존에 통용되던 질서를 바꾸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힘들다. 멀게는 동양 유교문화 전통, 가깝게는 일본식 연공서열 중심 경영에 물든 수직적 관료주의, 재벌 기업 중심 오너 경영에서 비롯된 군대식 상명하복 조직문화가 여전히 팽배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화, 합의, 논의, 토론, 피드백과 같은 소프트 스킬이 필수적인 자율경영 조직은 리더뿐 아니라 일반 구성원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는 꼭 국내 대기업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 혁신기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상당수 역시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타트업은 정말 애자일 경영을 하고 있는가?

대다수 스타트업은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수평 문화를 추구한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갖고 있는 특징적인 제도나 프로그램 등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부로 한 발짝만 발을 들여놓고 보면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 경영자 대부분은 실리콘밸리의 화려해 보이는 인공물을 피상적으로 취할 뿐 각각의 제도와 프로그램이 가진 저변의 암묵적 가정, 그리고 이 암묵적 가정이 의도하는 태도와 행동에 대해서 무지한 경우가 많다.

 

직급이 없고, 출퇴근이 자유롭고, 식사가 풍성하게 제공되고, 사무 공간이 편안하고, 내가 원하는 컴퓨터 기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실리콘밸리 회사 대부분이 쓴다는 목표 및 핵심결과 지표(OKR, Objective Key Results)을 도입하고,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메신저 슬랙(Slack)을 쓰고, 업무도구로 지라(JIRA)를 사용한다. 그러나 정작 왜 이런 제도와 프로그램, 도구가 만들어졌는지는 잘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