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으로 가는 아마존

저자 최은하

 

독일계 글로벌 리서치 그룹에서 12년째 전자제품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는 애널리스트입니다. 전자제품 제조기업들의 시장 진출과 시장 내 경쟁 전략 수립 및 전략 실행 결과 측정을 돕고 있습니다. 중남미에 7년째 거주하며 성장시장의 단맛과 쓴맛을 경험하고 있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쏟아지는 성장시장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현실로 이뤄내는 전자제품시장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0년은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이끄는 세계 최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인 아마존닷컴(Amazon.com, 이하 아마존)이 탄생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다. 그간 온라인 유통 시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변화가 있었고, 온라인 쇼핑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더불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소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이제 그동안의 폭발적인 성장은 서서히 속도가 느려지고, 성숙해진 온라인 유통 시장은 본격적으로 치열한 경쟁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경쟁이 격화될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중남미다. 2019년 9월 아마존이 브라질식 포르투갈어를 구사하는 AI 비서 알렉사(Alexa)와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서비스를 앞세워 본격적인 브라질 정복에 나서면서 중남미 온라인 유통 시장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Bloomberg)>를 비롯한 몇몇 언론들은 아마존이 브라질에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이 사실이 시사하는 2020년 중남미 온라인 유통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 관련 기사: Sorry Bezos, Brazil Already Has an Amazon. It's MercadoLibre (블룸버그, 2019.10.28)

아마존은 왜 브라질로 갔을까?

성장 시장(emerging market)에서 아마존의 성적은 예상외로 저조하다. 중국에서는 강력한 알리바바(Alibaba) 그룹에게 밀려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실패했고, 인도에서는 월마트(Walmart)가 사들인 강력한 로컬업체 플립카트(Flipkart)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미국에서만큼의 성공을 재현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은 왜 또 다른 성장 시장인 브라질로 향했을까?

아마존으로 가는 아마존

저자 최은하

 

독일계 글로벌 리서치 그룹에서 12년째 전자제품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는 애널리스트입니다. 전자제품 제조기업들의 시장 진출과 시장 내 경쟁 전략 수립 및 전략 실행 결과 측정을 돕고 있습니다. 중남미에 7년째 거주하며 성장시장의 단맛과 쓴맛을 경험하고 있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쏟아지는 성장시장과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현실로 이뤄내는 전자제품시장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0년은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이끄는 세계 최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인 아마존닷컴(Amazon.com, 이하 아마존)이 탄생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다. 그간 온라인 유통 시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변화가 있었고, 온라인 쇼핑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더불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소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이제 그동안의 폭발적인 성장은 서서히 속도가 느려지고, 성숙해진 온라인 유통 시장은 본격적으로 치열한 경쟁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경쟁이 격화될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중남미다. 2019년 9월 아마존이 브라질식 포르투갈어를 구사하는 AI 비서 알렉사(Alexa)와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서비스를 앞세워 본격적인 브라질 정복에 나서면서 중남미 온라인 유통 시장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Bloomberg)>를 비롯한 몇몇 언론들은 아마존이 브라질에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이 사실이 시사하는 2020년 중남미 온라인 유통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 관련 기사: Sorry Bezos, Brazil Already Has an Amazon. It's MercadoLibre (블룸버그, 2019.10.28)

아마존은 왜 브라질로 갔을까?

성장 시장(emerging market)에서 아마존의 성적은 예상외로 저조하다. 중국에서는 강력한 알리바바(Alibaba) 그룹에게 밀려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실패했고, 인도에서는 월마트(Walmart)가 사들인 강력한 로컬업체 플립카트(Flipkart)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미국에서만큼의 성공을 재현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은 왜 또 다른 성장 시장인 브라질로 향했을까?


브라질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은 인구를 보유한 국가로, 2020년 기준 총 인구수가 2억 1000만 명이다. 이 많은 소비자들이 아마존에게 특히 더 중요한 이유는 그중 33%가 만 20세 이하의 Z세대이기 때문이다.
 

유엔(UN) 2019년 세계인구 전망*에 따르면 중남미의 Z세대 수는 2020년에 이미 미국과 유럽의 Z세대를 뛰어넘을 것이고, 브라질은 6300만 명의 Z세대가 있어 중남미에서 가장 많은 Z세대 소비자를 가지고 있다.

* 관련 글: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19(UN, 2019.6.17)

 

따라서 앞으로 세계 1위를 달성하려는 글로벌 업체라면, 이들이 성인이 되어 구매력을 가지게 될 5~20년 내에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성장 시장이 바로 브라질이다.

 

아마존의 무기: 엔터테인먼트

사실 아마존은 2012년에 이미 브라질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초창기처럼 온라인 서점 사업에 집중하느라 규모가 크지 않았고, 2017년 말에 처음으로 전자제품 판매를 시작하며 아주 천천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2019년 9월의 사업 확장이 큰 의미가 있는 이유는 알렉사가 브라질식 포르투갈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알렉사는 2019년 4월 처음으로 브라질식 포르투갈어를 배워 현재 2억 명의 브라질 소비자와 유창하게 대화할 수 있다. 알렉사는 2019년 12월 기준 포르투갈어를 포함하여 총 일곱 개의 언어(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포르투갈어)를 구사한다.


따라서 언어 지원이 되지 않는 중국과 인도에서는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 스피커를 판매할 수 없어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기가 어려웠고, 아마존을 대표하는 서비스 중 하나를 제공하지 못하는 만큼 시장에서 반응을 불러일으키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사업 확장에서는 브라질 억양의 포르투갈어로 유명 축구단 응원가를 부르는 알렉사, 프라임비디오에서 2020년 1월 31일 개봉 예정인 브라질 축구 관련 다큐멘터리 <All or nothing Season 1: CBF(Confederation of Brazilian Football)> 등 아마존 특유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중국·인도에서와는 차원이 다른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다.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 스피커를 구매한 브라질 소비자들은 각종 스마트 기기들을 활용해 대화를 나누면서 최신 음성비서 기술을 즐기고, 프라임비디오 서비스를 모르던 소비자들이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면서 아마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 것이다.

아마존은 여기에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더했다. 현재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Netflix)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다. 넷플릭스의 월간 이용 금액은 21.99헤알(스탠다드 HD 기준, 약 6000원),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뮤직은 16.9헤알(약 5000원)이다. 아마존뮤직과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킨들 구독 서비스, 그리고 2일 안에 배송을 약속하는 아마존 프라임의 브라질 멤버십 금액은 월 9.9헤알(약 3000원)이다.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멤버십 가격은 비용에 민감한 브라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장점이다.
 

아마존이 제공하는 모든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제품 광고로 이어진다. 브라질을 포함하여 중남미 소비자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개인 맞춤형 광고 서비스나 추천에 호의적이다. 이러한 소비자 경향 또한 아마존이 브라질에서 성공을 자신하는 요인 중 하나다.

아마존의 최대 경쟁자, 메르까도리브리

그러나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브라질에서 프라임 서비스 런칭을 발표하자마자 '유감이야 베조스, 브라질에는 이미 메르까도리브리(Mercado Libre, 자유시장)가 있어'라는 기사를 냈다.* 

 

<블룸버그>는 메르까도리브리를 필두로 브라질 시장의 강자인 마가지니 루이자(Magazine Luisa), B2W 그룹 등을 꼽으며 아마존이 브라질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의 아마존' 메르까도리브리는 1999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되었고, 아마존처럼 소비자와 판매상을 연결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다. 현재 중남미 22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중남미 전자상거래 사이트 중 방문율이 가장 높은, 업계의 최강자다.

* 개별상품에 대해 다양한 판매상들이 판매정보를 제공하고 상품 결제는 플랫폼 웹사이트 운영업체를 통해 진행하는 온라인 쇼핑 웹사이트로, 한국에서는 지마켓이나 11번가가 대표적이다.


메르까도리브리는 2005년 브라질의 아레메찌닷컴(Arremet.com)을 인수하여 브라질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 15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메르까도리브리의 주요 사업은 촘촘한 물류센터들을 통한 강력한 운송 연결망과 중남미 최고의 방문율을 자랑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그리고 메르까도빠고(Mercado Pago)라는 온라인·모바일 결제서비스다. 

 

특히 메르까도빠고는 메르까도리브리를 중남미에서 가장 유망한 업체의 위치에 올려놓았고, 아마존의 브라질 프라임 서비스 런칭 이후에도 주가에 큰 영향 없이 메르까도리브리가 지속적인 해외투자를 받을 수 있게 한 주역이다.

 

메르까도리브리의 무기: 결제 서비스 '메르까도빠고'

메르까도빠고는 2003년 메르까도리브리의 온라인 결제 옵션 중 하나로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메르까도리브리가 급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메르까도빠고를 이용하게 되었고, 특히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는 저소득층의 소비자들이 메르까도빠고를 비공식적인 결제 수단으로 사용했다. 

 

메르까도빠고는 메르까도리브리에 가입만 되어 있으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몇몇 소비자들은 현금 교환의 수단으로도 사용했다. 메르까도리브리의 경영진은 비공식적인 메르까도빠고의 잠재력을 파악하여 2015년 메르까도빠고의 모바일 결제 단말기(mPOS)* 서비스에 이어 전자지갑(digital wallet) 서비스** 및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런칭했다.

* 휴대폰이나 태블릿에서 앱을 통해 물품 및 서비스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 신용카드, 현금카드, 로열티·멤버십 카드 등 각종 결제 수단의 디지털 정보를 저장, 빠르고 안전한 결제를 돕는 앱이나 소프트웨어 시스템
 

메르까도리브리 웹사이트 내 결제(on-platform) 건수와 메르까도빠고의 mPOS 및 모바일 결제(off-platform) 건수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메르까도리브리의 성장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018년 4분기, 메르까도빠고의 결제 금액이 처음으로 웹사이트 내 결제 금액을 넘어서면서 메르까도리브리는 핀테크 업체로서의 정체성을 굳히게 된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메르까도빠고의 성장을 2006년 페이팔(PayPal)의 성장에 비교하면서, 200억 달러(약 23조 3000억 원)의 메르까도리브리의 시장가치 중 1/3은 메르까도빠고의 가치라고 평가했다.


2006년 페이팔은 이베이(eBay)에서 독립한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2020년 기준 이베이 네 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회사가 되었다. <블룸버그>는 메르까도빠고가 페이팔과 이베이의 경우처럼, 메르까도리브리의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 관련 기사: Is Mercado Libre new Paypal?(Bloomberg, 2019.2.27)

 

메르까도리브리는 메르까도빠고를 통한 핀테크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르까도빠고는 온라인 개인 계좌 서비스인 메르까도폰도(Mercado Fondo) 사업과 중소형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신용대출을 해주는 메르까도크레디또(Mercado Credito) 사업 등을 런칭했다. 2019년 4분기 미국의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메르까도빠고의 멕시코 사업확장에 1억 200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신용대금을 내주었고, 메르까도빠고는 이를 메르까도크레디또 사업 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엔터테인먼트 vs. 핀테크

브라질 시장에서 현재 아마존의 강점은 엔터테인먼트고, 메르까도리브리의 강점은 핀테크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사업은 현재 글로벌 테크회사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예를 들어 애플(Apple)은 2019년 가을에 애플TV를 런칭하여 직접 투자한 오리지널 시리즈와 함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골드만삭스와 협업하여 애플 전용 신용카드인 애플카드(Apple Card)를 런칭했다. 즉 엔터테인먼트와 핀테크, 양방향에서의 사업확장인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기본적으로 소비자 트렌드를 주도하고 광고와 광고 노출의 기회를 갖는 사업이다. 핀테크 사업은 실질적으로 돈의 흐름을 지배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면 사업의 전체 생태계를 지배하는 셈이다.

애플 생태계가 그렇다. 소비자는 애플TV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아이패드로 시청한다. 그러던 중에 주인공이 입은 셔츠가 마음에 들어 그 셔츠를 판매하는 웹사이트를 찾아낸다. 그리고 캐시백을 많이 주는 애플카드로 셔츠를 구입한다. 이 모든 과정이 애플 사용자 계정에 데이터로 기록된다.

따라서 애플은 데이터를 분석해 장점은 극대화하고 문제점은 바로 개선할 수 있다. 다른 업체와 함께 일하지 않기 때문에 각기 다른 파트너사(TV 미디어 채널, 유통사, 신용카드사)와 대화하거나 협상할 필요도 없다. 애플 생태계에 참여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싶은 업체들은 이제 이 생태계의 주인인 애플과 협상해야 한다.


하지만 중남미의 생태계는 아직 많은 업체들이 서로 맞물려 이루어진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주도권은 주요 방송국와 미디어채널이 가지고 있고, 주요 온라인 유통은 메르까도리브리를 포함한 로컬업체들이 영향력을 발휘한다. 여기에서 메르까도리브리는 메르까도빠고를 통해 생태계 내 돈의 흐름을 상당 부분 이미 지배하고 있다. 이 생태계 안에서의 아마존은 해외에서 온 마켓플레이스 경쟁자에 불과하다.

 

브라질, 그리고 은행 계좌가 없는 소비자들

세계은행의 2017년 글로벌 핀덱스(Global Findex, 세계 금융 참여 지수)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에 은행 계좌가 없는 성인은 17억 명에 달한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성인 인구의 30%는 은행 계좌가 없고, 그중 60%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 60%의 성인들은 메르까도빠고가 제공하는 준 금융기관에 가까운 서비스를 사용하여 제도금융권에 가까워질 수 있고, 이를 통해 저소득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메르까도빠고의 한 임원은 이를 가리켜 '우리 사업은 금융 서비스를 민주화한다'라고 말한다.

 

AI 비서 서비스인 알렉스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앞세운 아마존의 브라질 진출 전략은 사실 중남미 시장, 특히 브라질의 사정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 물론 미국 소비자들처럼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월간 멤버십 결제가 가능한 브라질의 고소득층 소비자들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싶은 중산층 소비자들에게 아마존의 프라임 서비스는 흥미로운 상품이다. 하지만 브라질에는 제도금융권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고, 신용카드는 없지만 빠르고 안전하게 온라인 결제를 하고 싶은 저소득층의 소비자들이 월등히 많다. 이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경제적 성장은 브라질의 성장과 직결되어 있으며, 이들은 이미 메르카도빠고를 비롯한 브라질 핀테크 업체들의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아마존의 대응 전략: 아마존캐시

브라질보다 조금 앞서 멕시코에 진출한 아마존은 아직 메르까도리브리에 밀려 업계 1위는 아니지만, 몇 가지 전략을 통해 대등하게 경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마존이 멕시코에서 은행 계좌가 없는 소비자들을 위해 선보인 사업은 아마존캐시(Amazon Cash)다. 2017년, 아마존은 멕시코에서 본격적인 유통 사업 확장을 발표하며 멕시코 전역에 약 1만 8000여 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편의점 체인인 옥쏘(OXXO)와 협업하여 아마존캐시를 런칭했다. 
 

아마존캐시는 메르까도빠고의 현금 충전 서비스처럼 본인의 아마존 계정에 최대 250달러(약 30만 원)가량의 현금을 충전하여 아마존 웹사이트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 계좌 및 신용카드가 없는 소비자들의 아마존 유입을 돕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를 통해 멕시코 소비자들은 옥쏘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아마존캐시를 충전하여 웹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메르까도빠고와 아마존캐시의 차이는, 메르까도빠고는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 같은 기능인 데 반해 아마존캐시는 현금 지불을 통한 온라인 캐시 충전 서비스에 그친다는 점이다. 아마존캐시는 은행 계좌가 없는 소비자들을 아마존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일 뿐, 메르까도빠고처럼 중장기적으로 핀테크 사업을 집중 육성하여 모바일 결제나 핀테크 기술에 기반한 온라인 은행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전략은 다양한 카테고리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다. 아마존은 2017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멕시코에 아마존핸드메이드(Amazon Handmade)를 런칭했다. 이는 수공예품이나 패션 관련 소규모 판매를 중개하는 온라인플랫폼으로, 업계 1위 업체는 엣지(Etsy)다. 

아마존핸드메이드는 멕시코에서 처음 시작한 수공예품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며, 이 사업이 주로 오프라인에서 현금 위주로 거래하는 많은 멕시코의 소규모 영세 수공예품 업체들의 성장을 도우면서 아마존의 멕시코 내 성장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아마존은 메르까도리브리의 주요 판매 카테고리인 전자제품보다는 일용소비재(FMCG, fast-moving consumer goods) 판매를 늘려, 경쟁보다는 사업 토대를 탄탄히 쌓아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들의 효과를 입어 현재 아마존의 방문자 수는 온라인 쇼핑몰 내에서 메르까도리브리 다음으로 높다. 하지만 여전히 메르까도리브리의 아성을 깨지는 못하고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중남미 같은 성장 시장에서 다양한 온라인 결제 옵션은 무엇보다 큰 경쟁력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소득층 소비자부터 은행 계좌가 없는 영세 소비자까지 포용하는 핀테크 서비스는 중장기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가격 프로모션, 다양한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하며 유통 플랫폼의 방문자와 가입자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메르까도리브리는 모바일결제로 사업을 확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소비자가 메르까도빠고의 계정과 QR코드로 상품을 결제하여 포인트를 쌓고 회원 등급에 따른 각종 서비스를 누리게 된다면 많은 제조업체들이 메르까도리브리와의 거래를 필수적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메르까도리브리와 전략적으로 협업하고 있으며, 중남미에 진출하는 제조업체들은 이를 필수과제로 삼고 있다.

 

아마존은 메르까도빠고와 같은 핀테크 사업이 부재하기 때문에, 프라임비디오와 알렉사로 소비자의 흥미는 끌 수 있을지 몰라도 메르까도빠고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중남미에는 아직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알렉사가 제공할 수 있는 편리함 역시 음악을 듣거나 간단한 질문을 하거나 집 안의 불을 켜고 끄는 등의 사소한 기능뿐이다.

아마존이 메르까도리브리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온라인 플랫폼의 수수료나 제품 가격을 낮추어 제 살 깎아먹기에 가까운 가격 경쟁에 돌입하거나, 늦었더라도 핀테크 사업에 뛰어들어 메르까도빠고와 경쟁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이 두 가지 방법을 시도하더라도 아직 아마존의 중남미 물류 운송망은 지역업체들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아마존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메르까도리브리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지금 당장은 메르까도리브리가 우세해 보이지만, 아마존이 앞으로 중남미 시장에서 어떤 전략으로 판도를 바꿀지 기대된다.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시사점

성장시장의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핀테크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시장 내에서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쉽고 안전한 상품 결제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메르까도리브리는 이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시장의 거의 모든 소비자들을 포용할 수 있기에, 아마존이라는 거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것이다.

 

핀테크 사업 이전, 과거 유통업계에서는 더 많은 소비자들, 특히 저소득층의 소비자들을 포용하기 위해 할부판매를 이용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주요 전자제품 유통사 중 하나인 비아바레조(Via Varejo)는 가구 및 전자제품 소매업으로 문을 열었는데, 소비자들에게 가격이 높은 가구나 전자제품을 6~12개월로 나눠 할부판매를 하면서 매출을 높였다. 이는 당장 필요하지만 고가의 제품을 쉽게 살 수 없는 소비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고, 현금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사용을 할 수 없는 소비자들은 다소 높은 이자율도 스스럼없이 받아들였다.

 

핀테크는 단순 할부판매에 그쳤던 과거 소비 촉진 방법을 한 단계 위로 올려 더 많은 소비자들을 포용하고, 국경을 넘어 온라인 상품 결제를 가능하게 하고, 휴대폰 하나로 쉽고 안전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금융권에 접근할 수 없는, 기간시설이 낙후한 지역이나 저소득층의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사업 기회와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성장 시장 사업에서는 저소득층의 소비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며, 현재 대다수의 성장 시장에서는 메르까도빠고처럼 핀테크 서비스가 그 전략의 실행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성장시장 사업 진출에 있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