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본질은 문명의 충돌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1월에 발간된 <매경 아웃룩 2020 대예측>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 본문의 정보와 수치는 2019년 11월 초 기준으로, 일부는 현재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19.12.26]
새뮤얼 헌팅턴(Samuel Phillips Huntington)은 <문명의 충돌>에서 향후 서구는 이슬람과 중국 등 다른 문명권과 충돌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9·11 테러로 이슬람과의 문명 충돌은 이미 발생했고, 이제 미국은 중국과 문명전쟁을 벌이는 중으로 해석해야 한다.
실제 2019년 4월 미 국무부 외교전략국은 미중 갈등을 지금까지와 다른 전쟁, 즉 '문명의 충돌'로 해석했다. 서구·이슬람 간 충돌 대상은 종교였으나, 미중 관계에서는 이념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은 중국 공산당 이념이 반영된 '중국 특색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중국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이 정치체제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미중 갈등 구도가 무역전쟁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미중 협상이 해결될 듯하다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은 문명의 전쟁에서 유래된 미국의 대중국 '고립화' 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는 배넌(Stephen Kevin Steve Bannon) 전 수석전략가가 주장해온 대중국 처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WTO(World Trade Organization) 체제 아래서는 중국의 공정하지 않은 수출을 제대로 규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중국이 WTO 체제 덕을 보는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WTO에서 축출할 수 없기에 WTO 고사 작전을 추진 중이다. 분쟁해결기구 최종심에 해당하는 상소기구 판사 임용을 몇 년째 거부하는 전략으로 2019년 말 기준 판사 1명만 남겨 사실상 분쟁해결기구 기능을 상실시켰다.